기관 첫 방문은 ‘헌정회’… “개헌 공약 당위성 재확인”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을 찾아 정대철 헌정회장 등 헌정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는 지난 2일 밤 광주에서 서울로 돌아오던 중 주변 측근들에게 “나는 광주에 또 가겠다. 몇 번이고 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후보는 제21대 대선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광주 5·18 민주묘지 방문을 첫 지방 일정으로 삼았으나, 일부 시민단체가 입장을 막아서며 결국 참배를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출마 첫날임에도 긴 이동 시간과 거리를 감수했던 한 후보 캠프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한 후보 일행이 서울로 돌아온 시각은 자정 무렵이었다. 그 사이 온라인 공간에는 한 후보가 손나팔을 한 채 참배를 저지하는 이들을 향해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퍼졌다. 한 후보는 전북 전주가 고향이다. 한 후보의 발언은 더러 비아냥섞인 반응과 함께 회자됐다. 그를 ‘내란 세력’으로 간주하는 각계의 성명도 이어졌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3일 “오히려 국민 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더욱 크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비록 참배를 하지 못했지만 그곳에서 보인 진정성은 많은 공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애초 “민주화 과정에서 호남이 큰 아픔을 겪었으며, 그러한 경험을 가진 지역을 출마 선언 첫날 방문해야 한다”는 의지가 컸다고 한다. 참배 저지를 예상하지 못했듯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라는 발언도 즉흥적이었다. 한 후보 측은 “후보도 호남 사람으로서 아픔을 함께 느낀다는 점을 그처럼 호소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남북이 나뉜 것도 통탄할 일인데, 좌(左)와 우(右)로, 동(東)과 서(西)로, 남성과 여성으로, 중장년과 청년으로 계속 갈라져야 하겠느냐”고 말했었다. 이 가운데 ‘동서’는 오래 지속된 영호남의 정치적 갈등을 뜻한다. 이런 맥락에서 한 후보는 출마선언문에 “보수 혼자 산업화를 이루지 않았고 진보 혼자 민주화를 이루지 않았다”는 구절도 담았는데, 이는 그가 평소 자주 하는 말로 알려져 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이념과 지역, 세대를 초월하는 국민 통합이 이뤄져야만 국민 에너지가 결집해 작은 나라가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비롯한 헌정회 인사 20여명을 만나 국가 미래를 위한 개헌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 후보가 “개헌을 위한 ‘빅텐트’를 칠 것”이라고 말하자 회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한 후보 측은 “기관 가운데서는 헌정회가 첫 방문이었는데, 헌정회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개헌에의 의견이 일치돼 있다”며 “한 후보는 오늘 ‘제1공약’ 개헌의 당위성과 확신을, 회원들은 ‘우리가 하려는 개헌을 정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후보 측은 개헌 공약 부분은 타 후보들에 비해 확고한 차별화를 보인다고 자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