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기아에서 제조한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평택=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에서 만들어진 자동차 부품에 부과하기로 한 25% 관세가 3일(현지시간) 공식 발효됐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수입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는 이날 오전 0시 1분(현지시간, 한국 시간 3일 오후 1시 1분) 부과되기 시작했다. 이번 관세는 지난 3월 26일 발표한 포고문에 적시된 데 따른 것이다.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지난달 3일 오전 0시 1분부터 적용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자국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에 한해 2년 동안 수입 부품 관세를 깎아주는 내용의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30일까지 미국에 완성차 생산시설을 가진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 관세는 1년간 면제되며, 두 번째 해인 내년 5월 1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는 그 비율이 10%로 낮아진다. 그 다음 해부터는 혜택이 제공되지 않는다. 해외에 공급망 가진 미국 자동차 업체가 자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해 완전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을 2년으로 측정해 이 기간 관세 일부를 완화해준 것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정부는 부품 관세가 다른 품목별 관세와 중첩 부과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자동차 부품 관세를 물면 다른 품목 관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 철강 소재 자동차 부품을 수입할 경우 25% 철강 관세와 25% 부품 관세를 모두 내는 게 아니라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식이다. 이 또한 자국 완성차 업체에 공급망 재편 시간을 부여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대(對)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일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로 인해 완성차 가격이 오르면서 외국산 부품 수요가 감소해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 비중은 2020년 29.5%에서 지난해 36.5%로 증가했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수입 중 한국산 제품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6.4%로 135억 달러(약 19조 원)에 달한다.

한국일보

나주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