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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신추시 TSMC 본사 앞에 걸린 대만 국기가 이 회사 사기와 함께 펄럭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최근 대만에서 영어와 독일어에 능통한 엔지니어 채용에 나섰다. 채용 조건은 해외 공장 파견 근무다. 해외법인 적자가 이어지자 TSMC가 인력 확보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본국 인재 모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신규 팹(반도체 생산시설) 가동을 앞두고 유사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TSMC, 해외 적자에 대만 인력 저임금 파견
TSMC의 파운드리 공장 내부 모습. TSMC 홈페이지 캡처
TSMC는 지난달 22일부터 영어와 독일어 부문의 어학 전문 엔지니어 채용을 시작했다. 채용 공고에 따르면 선발된 인력은 1~2년간 교육을 받고 2년 이상 해외 공장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들은 4조 2교대로 클린룸에서 생산 설비를 모니터링하고, 웨이퍼 원자재 재고를 관리하는 업무 등을 맡는다. 근무지는 미국 애리조나와 독일 드레스덴 공장이 될 전망이다.

대만 현지에서는 임금 수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TSMC는 어학 전문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을 75만 대만달러(약 3340만원)로 제시했다. 그러나 해외 근무 여건을 고려하면 임금 수준이 턱없이 낮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대만 공상시보는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이 급여로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두렵다”, “초과근무 수당이 현지 물가에 맞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등 현지 여론을 전했다.

그럼에도 대만 인력의 해외 파견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SMC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 공장은 지난해 142억9800만 대만달러(약 62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0% 이상 적자가 증가했다. 일본 구마모토 공장과 독일 드레스덴 공장도 모두 손실을 냈다.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의 높은 인건비가 TSMC의 가격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도 인건비·인력 확보 ‘이중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위치한 삼성 오스틴 반도체 공장의 전경. AFP=연합뉴스
미국 공장의 인건비 문제는 삼성전자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팹 2개를 운영 중인 삼성전자는 현재 인근 테일러에 건설 중인 2개의 팹도 내년부터 가동한다. 지난해 기준 오스틴 팹의 직원 수는 4907명으로, 1인당 평균 연봉은 10만5910달러(약 1억5230만원)로 공시됐다. 오스틴 팹은 14~65나노(㎚·1㎚=10억 분의 1m) 공정 설비를 갖췄다.

테일러 팹은 4나노 이하 첨단 공정을 담당하는 만큼 더 많은 고급 엔지니어와 유지·보수 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2022년에 테일러 팹 착공 이후 당시 한진만 미주총괄(DSA) 부사장(현재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은 ‘2023 식스파이브 서밋’에서 미국 내 반도체 고급 인력 부족 문제를 우려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높은 인건비와 인력 부족 문제가 삼성전자의 테일러 팹 가동 시점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도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며 “미국 내 반도체 인재 부족과 TSMC와 인텔의 투자 확대로 고급 인력 확보 경쟁이 심해지면서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반도체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팹 운영비에서 인건비 비중은 아시아보다 최대 20%포인트(p)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인건비가 아시아 대비 2~4배 더 높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미국과 유럽 팹은 설비 투자 부담이 큰 데다 운영비도 아시아보다 최대 35% 높아 기업들이 장기적인 수익성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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