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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기도의 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UPI 연합뉴스

느닷없이 찾아온 ‘대행’의 행렬이 태평양 건너에서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사람에게 3개의 ‘대행’ 역할이 더해져, “모든 것의 장관”(Secretary of Everything)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이야기다.

루비오 장관은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을 유엔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하면서 임시로 왈츠의 빈자리를 메우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국무부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계속하는 동안 임시로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을 것”이라고 올려 국무부도 모르는 사이 발표했다. 정례 브리핑을 하던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읽어준 기자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상황 설명에 애를 먹는 장면은 미국 내 널리 회자되고 있다.

미국 외교를 관장하는 국무장관을 본업으로 둔 전직 플로리다 상원의원 루비오는 3월부터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관리자를 대행하고 있으며, 미국 국가문서기록관리국을 이끄는 기록 보관자의 대행이기도 하다. 국가문서기록관리국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첫번째 임기를 마친 뒤 그가 사저인 플로리다 마러라고에 기밀문서들을 보유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 기관을 이끌었던 콜린 쇼건은 직접적 관련이 없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쇼건을 해고했다고 알려져 있다. 루비오 장관은 쇼건이 해고되기 나흘 전 자신이 국제개발처의 관리자 대행을 맡았다고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가 연방정부 구조조정의 첫 본보기로 국제개발처를 찍고 사실상 공중분해 하던 시점이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국가안보보좌관 대행이라는 감투를 하나 더 쓰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미국 행정부 현대사에 기록될 만한 사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루비오 장관이 4개 기관을 이끌게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뿐 아니라 수지 와일즈 대통령 비서실장과도 가깝다는 신호라고 썼다.

전례가 없는 건 아니다. 근현대사를 통틀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외교관으로 꼽히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도 현재 루비오 장관이 맡은 직책 가운데 두 개를 담당한 적이 있다. 그는 1973년에서 1975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의 역할을 맡았고 이후 제럴드 포드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직을 유지했다. 역사가들은 대체로 이 ‘겸직 실험’은 실패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안보보좌관은 국무부와 국방부를 비롯해 각 정보기관들 간 이견이 있을 때 조율하고 판단을 제공해야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키신저는 결국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를 내줬다. 뉴욕타임스는 루비오 장관이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자 공산당 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라는 직함을 가진 시진핑보다도 더 공식 직책이 많다고 짚었다.

직책이 늘어난 만큼 루비오 장관의 연봉도 늘어나는 것일까? 국무부는 이 매체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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