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후 첫 내각 인사 사임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월 19일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관련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의 중심에 있는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과 알렉스 웡 국가안보부보좌관이 사임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방송·로이터통신 등은 1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왈츠 보좌관과 웡 부보좌관이 직위를 사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이 막 지난 가운데 이뤄진 첫 내각 인사 사임이다.
앞서 왈츠 보좌관은 3월 15일 민간 메신저 '시그널'에 친(親)이란 예멘 반군 후티 공습 관련 사항을 논의하는 채팅방을 개설했다. 해당 메신저에서는 전투기의 출격 시간 등 군사 기밀 사안이 언급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 시사 주간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실수로 초대됐다. 아울러 왈츠 보좌관을 비롯한 국가안보회의(NSC) 구성원들이 평소 공식 업무를 처리할 때도 구글의 개인 지메일 계정을 사용했다고 알려지면서, 왈츠 보좌관은 '안보 불감증'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논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5일 "이번 일을 심각하지 않다"고 했고, 26일에는 해당 논란을 '마녀사냥'으로 규정하는 등 그간 왈츠 보좌관을 옹호해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질 여부를 깊이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날 "왈츠 보좌관이 '시그널 게이트' 이후 백악관 안에서 영향력과 신뢰를 잃었고 현재는 입지가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CBS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시그널 게이트 당시에는 해임을 주저했으나 이번에는 충분한 시간이 흘러 조직 개편 명분 하에 해임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