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단축 개헌 내걸고 5월 2일 출마
사진=김지훈 기자
한덕수(사진) 대통령 권한대행이 1일 ‘더 큰 책임을 지는 길’을 가겠다며 사퇴했다. 6·3 대선 출마를 위해 국무총리직을 내려놓은 것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자진사퇴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그는 2일 개헌과 거국내각 추진을 내걸고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한 권한대행은 ‘협치의 기틀’을 말하며 반(反)이재명 빅텐트 추진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발 통상전쟁 등 엄중한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선 관리를 해야 하는 심판이 선수로 나서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한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무엇이 제 책임을 완수하는 길인가 고민해 왔다”며 “국가를 위해 제가 최선이라고 믿는 길을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변명도 없이 마지막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표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불합리한 경제 정책으로는 대외 협상에서 우리 국익을 확보할 수 없고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세울 수도,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도 없다”며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사퇴 전 마지막 일정으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외교안보 부처가 일치 단결해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잘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2일 국회에서 대선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대통령 임기 3년 단축과 연계한 분권형 개헌, 거국내각 구성 등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최종 결정되는 대로 후보 단일화를 위한 협상에도 나선다.
한 권한대행의 사퇴로 6·3 대선 관리는 다시 권한대행에 오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맡게 됐다. 대통령, 국무총리에 경제부총리까지 또다시 ‘1인 3역’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