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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판결 전에는 '활짝 미소'
판결 후에는 급격히 굳어져
"전혀 예상과 다른 판결" 당혹
그럼에도 대선 완주 의지 밝혀
"국민만 믿고 당당하게 나아간다"
'친노동+민생 경청' 행보 의미 퇴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 정책협약식에서 환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비(非)전형 노동자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이 후보가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파기환송 선고 소식을 듣고 굳은 표정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연합뉴스


1일 '밝은 웃음'으로 시작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하루는 결국 굳은 표정으로 끝났다. 전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야심차게 준비했던 '친노동'과 '민생 행보' 메시지는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모두 퇴색됐다. 그럼에도 이 후보는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하루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가 오후 3시에 예정돼 있기는 했지만 당 안팎에서 '무죄 확정' 판결 예측이 우세했기 때문이었다. 이 후보도 이렇게 예상을 한 듯 근로자의 날을 맞아 '노란봉투법' 개정 등을 골자로 하는 노동 공약을 발표한 뒤, 첫 번째 일정인 한국노총 정책협약식도 무난히 소화했다. '노동권 보호'를 수차례 강조했던 간담회 도중에는 전에 보기 어려웠던 환한 웃음도 보였다.

그러나 그 다음 일정인 '비전형 노동자'(제도권 안에서 보호가 어려운 노동자) 간담회에서 상황은 급변했다. 대법원이 간담회 도중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한 것이다. 이 후보는 간담회 도중에는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았고 따로 소식을 알려주는 사람도 없어 판결 내용을 실시간 파악하지는 못했다. 간담회 중간에 판결 내용을 확인한 민병덕 의원의 표정은 내내 굳어있었지만 이 후보는 눈치를 채지 못한 듯 참석자들과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노동 관련 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얘기가 나오자 "거부권을 행사할 사람을 바꿔야겠네"라며 농담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민생시리즈2 비전형 노동자 간담회를 마친 후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하지만 간담회를 마치자마자 강유정·김태선 의원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판결 내용을 전달했고 이 후보 또한 급격하게 얼굴이 굳어졌다. 이 후보는 판결 관련 질문을 받자 "제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이라며 "중요한 것은 법도 국민의 합의고, 국민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나온 '후보 사퇴' 주장에 대해서는 "정치적 경쟁자들 입장에서는 온갖 상상과 기대를 하겠지만 정치는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써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충격을 숨길 수는 없는 듯했다.

이 후보는 간담회를 마치고 다음 일정으로 가는 길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 삶을 결정하는 일은 정치가 하는 것도, 사법부가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오로지 국민만 믿고 당당하게 나아가겠다"고 썼다. 후보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대선 완주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도 이날 "후보 교체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 후보의 이날 대선 행보 일정은 빛을 잃게 됐다. 이 후보는 근로자의 날을 맞아 한국노총 정책협약식과 비전형 노동자들과의 간담회로 '친노동' 행보를 부각하려고 했지만, 취재진의 질문은 '노동권 보호' 관련 구상이 아닌 유죄 판결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유죄 판결 이후에 경기 포천과 연천에서의 '민생 경청 행보' 일정도 하긴 했지만 의미가 퇴색됐다. 이 후보는 이날부터 소외된 지역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지역 균형 발전과 안보에 힘을 싣고, 험지를 공략한다는 구상이었으나 주목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후보는 일단 이튿날에도 강원 철원 화천 인제 고성을 방문하며 경청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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