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28일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대화하는 모습.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의 6·3 대선 가상 대결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국민의힘 김문수·한동훈 대선 경선 후보에 견줘 경쟁력이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국민의힘 내 단일화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압박이 집중되는 한 후보 쪽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1일 오전 공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정례 전국지표조사는 국민의힘 쪽 단일화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 출마를 전제로 세가지 조합의 가상 3자 대결을 붙였다.
어느 조합에서나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위 주자와 최대 21%포인트(김문수·한동훈), 최소 15%포인트(한덕수) 차이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① 이재명 46%, 한덕수 31%, 이준석 6%
② 이재명 46%, 김문수 25%, 이준석 8%
③ 이재명 45%, 한동훈 24%, 이준석 6%
다만 최종 대통령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국민의힘 입장에선 한 권한대행의 ‘경쟁력’에 눈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후보 지지율은 거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김문수·한동훈 자리에 한덕수를 넣었을 때 경쟁력이 6%포인트 상승하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조사에서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응답(49%)과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는 응답(39%) 차이는 10%포인트였다. 3자 가상대결에서 나타난 이재명 후보 우위 구도가 상당 부분 약해진 것이다. 투표일에 가까워질수록 진영 대결 양상에 따라 1·2위 주자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다는 점에서 ‘한덕수의 6%포인트 경쟁력’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한동훈 후보 쪽은 탄핵 찬성을 주장해 온 한 후보의 중도 확장 경쟁력을 주장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한 후보나 파면된 윤석열 정부 2인자였던 한 권한대행의 중도층 지지율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자 가상 대결에서 한동훈 후보 지지 분포는 중도 24%, 보수 40%였다. 한덕수 권한대행 지지 분포는 중도 24%, 보수 60%였다. 두 사람의 중도층 확장력은 동일한 반면, 보수 쪽 지지율 흡수는 한 권한대행이 월등히 높은 셈이다. 탄핵 반대를 주장해 온 김문수 후보의 지지 분포는 중도 19%, 보수 52%였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밤 열린 국민의힘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한동훈 후보는 한덕수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입장을 묻는 ‘OX 답변’에서 어떤 팻말도 들지 않았다. 한 후보는 1일 친윤석열계 등이 주도하는 ‘단일화 띄우기’를 겨냥해 “지선·총선 공천 기득권 지키기”라고 비판했다.
다만 한덕수 권한대행 출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역시 큰 상황이다. 같은 기관이 2주 전 실시한 조사에서 한 권한대행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은 66%, 한국리서치가 한국방송(K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4월22∼24일)에서도 ‘권한대행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응답이 70%였다.
이번 전국지표조사는 4월28∼30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응답률 19.3%였다. 자세한 내용은 전국지표조사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