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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1대 대선 국민의힘 경선 및 단일화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모델 배경
'컷오프'예상하던 한동훈 결선 투표 올라
단일화 지지층 겹치지 않고 확장성 관건
대선보다 지선·총선···한동훈 축출 시즌2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4월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혁신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기념촬영을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국민의힘이 6·3 대선 후보를 뽑지도 않았는데 후보단일화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대상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입니다. 심지어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방식이라합니다. 단일화 방식은 사실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2007년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2022년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등입니다. 국민의힘이라면 기왕이면 자기 당의 단일화 성공 사례인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방식을 말할 만도 한데 노무현-정몽준식이라니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최근 국민의힘 경선 최종 라운드 결과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한동훈 예비후보의 예상밖 선방을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들은 일찌감치 예상했을까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숨겨진 메카니즘 ‘후단협’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정몽준 국민통합21 대선후보가 후보단일화에 합의하고 소주잔을 정몽준 대통령후보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를 이야기할 때 눈치를 챘어야 했습니다. 노-정 단일화의 숨겨진 메카니즘은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입니다. 2002년 당시 후단협 사람들은 대타후보를 민주당 바깥(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에서 찾았습니다. 2002년 6월 이후 노무현 후보는 지지율이 하락하는데 반대로 월드컵 열기를 타고 대한축구협회 회장 출신이었던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대선 승리를 위해 후보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후단협의 출범의 계기입니다. 하지만 실체는 노무현 후보가 새천년민주당의 기득권을 해체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후단협을 탄생시켰습니다. 2025년 국민의힘이 노-정 단일화 모델을 제시하며 자당 후보가 결정도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후보 단일화에 불을 지폈던 이유. 한동훈 예비후보가 변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상깨고 한동훈 결선 진출…윤심은 알고 있었나



한동훈(오른쪽)·김문수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최종 경선에 오른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9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결선에 이름을 올린 후보는 김문수·한동훈 두 사람입니다. 최종 후보 경선에 한 후보가 올라간 것은 그간의 국민의힘의 전망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입니다. 12·3비상계엄 이후 한 후보의 후보 가능성을 국민의힘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배신자’라서 당심을 얻을 수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다 4강에 오르자 100%국민여론조사가 실시된 4강과 달리 2강부터는 당원 투표 50%가 반영되는 경선 룰 탓에 한 후보는 절대로 2강에 오를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당 관계자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출입기자들도 입을 모아 한 후보가 4강은 커녕 예비 경선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금은 2강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의 표가 김문수 후보로 흡수돼 결국 최종후보는 김 후보로 확정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아울러 김문수 후보가 상대적으로 한덕수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김문수-한덕수 단일화가 다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 30일 진행된 TV토론에서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묻는 질문에 김 후보는 찬성인(O)를 택했으나 한 후보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자명합니다.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논의는 한 후보 대타를 원하는 국민의힘 누군가의 전략적 선택인 까닭입니다.



쉽지 않은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한덕수(왼쪽)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4월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문수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하루 앞을 모르니 조심스럽지만 예상과 달리 김-한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노무현-정몽준 식의 단일화를 주장한 만큼 한덕수 권한대행 캠프는 말그대로 후단협 성격이 강합니다. 지지층이 겹치고 확장성이 적은 김문수-한덕수 단일화는 성사 가능성이 낮습니다.

다만 한 권한대행도 알리바이가 필요할 테니 국민의힘 후보 확정전에 총리직을 사퇴하고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5월 4일 김문수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된다면 선관위 후보 등록 전에 한 권한대행은 출마를 접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패한 윤석열 정부를 상징하는 총리 카드는 명분도 없고 승산도 없다는 사실을 국민의힘의 노장들이 모를 리가 없습니다.

전략적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선 지지 기반이 겹치지 않고, 지지층의 70% 이상이 단일 후보로 이동하고, 단일 후보가 상대를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어야 합니다. 김문수-한덕수 단일화는 승리의 충분조건을 충족하는 단일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2012년 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대표적입니다. 지지 기반이 겹치고 그나마 차이 나는 지지층 이동도 없는 실패한 단일화입니다. 이런 까닭에 김문수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될 경우 돈도 조직도 시간도 없는 한 권한대행이 후보등록까지 마치고 단일화에 나서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되는 셈입니다.

반대로 한동훈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될 경우엔 상황이 달라질 것입니다. 친윤계는 한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는 순간 이번 대선 보다 다음 총선을 머릿속에 넣고 복잡한 셈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윤 전 대통령을 배신한 사람을 자당의 대선 후보로 올릴 수 없다는 명분을 앞세우겠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다음 총선과 당장 내년 지방선거 공천입니다. 한동훈 후보가 확정되는 순간 다음 당권을 친윤들이 쥘 가능성은 낮아질 겁니다. 총선, 지선에 공천장을 못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상황을 절대로 만들고 싶지 않은 친윤들의 후보 교체 요구는 지금보다 엄청나게 강해질 것입니다. 그 준비 작업이 바로 한덕수 단일화 카드입니다.



친윤계 ‘73년생 한동훈’ 배신자 규정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한동훈 당시 당대표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키운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73년생 한동훈' 저자 심규진 IE대학교 교수는 윤 전 대통령과 한 후보를 태종과 세종에 비유할 만큼 한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의 세력 기반과 지지층의 자장 안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다고 평가합니다. 그렇게 평가받던 한 후보가 지난해 12월 여당 대표인데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반대하고 국회 비상계엄 해제에 협조했으니 배신자라는 도식이 성립할 만도 합니다.

국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간 뒤 국민의힘은 국회에 무장한 군인을 막는 것보다 윤심을 거스른 한 후보를 막는 게 급했습니다. 빠르게 한 후보를 대표직에서 축출했고 친한계를 고립시켰습니다. 아스팔트 우파들의 함성에 취해 윤 전 대통령의 귀환을 염원했습니다. 그 사이 비상계엄에 사과하지 않고 꿋꿋했던 김문수 후보가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묘해진 겁니다. 한 후보가 적지 않은 뒷심을 발휘하며 결선까지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은 누가 했을까요. 그 분석력과 한덕수 권한대행의 단일화 작전의 추진력을 미래에 비전과 국가운영에 공약을 도출하는데 썼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진검승부가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노장들은 대선 보다 다음 지선과 총선이 중요할 겁니다. 그래서 내놓은 뜬금없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이처럼 한동훈 대선 후보 가능성에 대한 보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들의 공천과 기득권을 지키자며 대선 후보가 확정되기도 전에 사실상 후단협을 가동시킨 이들이 누구인지 국민들이 모를 리 없습니다.

2003년 차떼기 당으로 전락해 무너진 한나라당이 천막당사로 반성과 쇄신에 나섰던 것과 2007년 대선 폭망 이후 친노 핵심의 폐족 반성과 총선 불출마는 이후 정권 재창출에 밑거름이 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국민의힘은 ‘대선은 모르겠고’ 한동훈이 후보가 되면 지선, 총선 공천을 못받는다는 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 돼있습니다. 후보 선출도 전에 후단협을 가동시킨 이른바 친윤들의 정치가 국민들에게 통할 수 있을까요. 두고볼 일입니다.

*여쏙야쏙은 여당과 야당의 ‘속’사정을 ‘쏙쏙’알기 쉽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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