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 결선투표에 진출한 김문수(왼쪽)·한동훈 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결승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경선 결선 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30일 김문수 후보에게 “최종 후보가 되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자리를 양보할 용의가 있느냐”고 공세했다. 김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맞받았다. 두 후보는 이른바 ‘빅텐트’ 등 단일화를 한다면 국민의힘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진행된 결선 토론회에서 김 후보를 향해 “최종 후보가 되면 한 권한대행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당원이 애쓰고 국민이 애써서 뽑아준 후보가 양보할 때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명분으로 양보해야 된다는 건지 질문 자체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는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를 한다면 전당대회 직후여야 하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O’ 팻말을 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단일화를 하고 ‘반 이재명’ 전선에서 이기기 위해 누구와도 단일화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O’도, ‘X’도 들지 않았다. 그는 “후보된 다음에 우리의 승리를 위해 누구와도 어떤 방식으로라도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빅텐트’ 협상 조건으로 국민의힘 당명 변경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구 야권 세력을 일제히 비판했다.
한 후보는 구 범야권으로 분류되는 새미래민주당이 ‘빅텐트’ 논의 조건으로 국민의힘에 당명 변경을 요구했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 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언론 보도를 들며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왜 더불어민주당 출신, 문재인 정권 주요 인사가 지금 이 상황에서 빅텐트 명분으로 국민의힘에 당명 변경을 요구하는지 이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후보도 “나도 듣고 황당하게 생각했다”며 “남의 당명을 고치라는 건 다른 아이 집에 (아이) 이름을 고치라는 것과 똑같은, 굉장히 해서는 안 될 말씀”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친문(친문재인)의 대표적인 분들이 우리 당에 갑질하듯이 ‘당명을 바꾸라’고 하거나, 나아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라’고 요구하는 것에 당원들의 자괴감과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아 대단히 마음이 아팠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기기 위해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지만 적어도 중심은 국민의힘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아무리 우리 당이 여러가지로 많은 어려움이 있고 정치가 혼란하다 하더라도 최소한 지켜야 하는 기본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후보 말에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라며 “문재인 정권 사람들에게 우리 당이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