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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월드Ⅰ 설계 통해 ‘한국형 고급주거’ 제시
래미안 첼리투스·압구정5구역 등 서울 50개 정비사업 진행
재건축 디자인의 중요성 강조, “미래 트렌드 한발 앞서 반영해야”
윤세한 해안건축 대표이사. 사진=해안건축


건설업계 관계자들 입에만 오르내리던 국내외 ‘톱티어(Top-tier) 건축설계사무소’들이 몇 년 새 대중적인 유명세를 얻고 있다. 국내외 스타 건축가들의 이름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지 오래다. 건설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압구정 재건축, 성수지구 재개발, 용산 주요지역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일명 ‘하이엔드(High-end)’ 주거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감이 큰데다, 앞으로 서울 및 한강변 스카이라인과 도시의 색깔을 결정하는 핵심지역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이들 도시정비사업을 맡는 설계사의 역량은 중요하다. 각 조합은 단지의 미래 가치를 결정하는 중대한 작업을 위해 많게는 수백억원 대의 설계 발주 단계를 거치고 있다.

그 주역으로서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해안건축)를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수많은 랜드마크를 탄생시킨 한국 대표 건축설계사무소이자, 최근 도시정비사업에도 박차를 가하며 이름값을 하고 있는 해안건축의 윤세한 대표이사를 28일 만났다.

Q.
건축설계업에 문외한인 독자들을 위해 해안건축 소개를 부탁드린다.
A.
해안건축의 ‘해안’은 바다 해(海), 눈 안(眼)을 뜻한다. 말 그대로 “무한한 가능성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과 지혜, 통찰을 갖춘 안목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창조적인 회사가 되자”라는 의미에서 탄생한 이름이다. 또 자연, 사람,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누구나 살고 싶고, 가고 싶은 특별한 장소를 만드는 것을 우리의 소명으로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

해안건축은 5인 대표 체제 하에 1400여명 임직원이 일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축설계 회사라 할 수 있다. 1990년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IMF외환위기와 세계금융위기의 파고 속에서도 실적을 쌓아가며 구조조정을 겪지 않고 꾸준히 성장해 지금에 이르렀다. 그 점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해안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국내 설계사 중 가장 많은 설계 인력이 근무하는 회사이자, 그중 건축사 자격증 보유 인력 또한 최다인 회사로서 최고의 인재풀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간혹 설계사무소는 작품에만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임직원 복지나 경영상황에 신경을 덜 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해안은 설계 업무의 핵심인 ‘창의적 인재’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선도적으로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철학과 지금껏 쌓아온 실적을 바탕으로 이제는 세계적인 회사들과 경쟁하며 한국건축의 세계화에 기여하려고 한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대우 트럼프월드I 전경. 사진=해안건축

Q.
한 사람의 건축사로서 지금까지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
A.
여의도 대우 트럼프월드I 이다. IMF 직전이던 당시, 건축주가 토지를 계약하고 6개월 간 여러 건설사들과 협의했지만, 성사가 안돼 우리에게 설계를 의뢰했다. 조건이 까다로워서 1주일 정도 검토 후, 할 지 말 지를 결정하겠다고 역으로 제안했다. 1주일 후, 만족스러운 안이 나와서 건설사에 보여줬더니 그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 후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에서 당시 부동산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휴를 제안했고, 트럼프 회장이 건축가와 직접 만나기를 희망해 우리가 뉴욕까지 방문했다. 뉴욕 5번가의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 회장에게 우리의 설계안을 설명하고, 이후 펜트하우스의 집도 가보고, 뉴욕의 여러 현장을 둘러보며 주거 복합의 가치를 높이는 우리의 설계안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한국의 주거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트럼프 회장도 여의도 모델하우스를 방문해서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당시 국내에서 40층 이상의 초고층 주거로는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대림 아크로비스타가 진행중이었으며, 일본과 미국 회사가 기본설계를 맡아 철골조로 계획되었다. 반면 트럼프월드는 철근콘크리트 구조(RC)로 설계했다. 시공사에서는 구조적으로 가능할지 우려를 표했지만, 주거는 RC구조로 설계해야 흔들림이 적어서 거주성이 좋다고 하며 관철했다. 세계 최고층인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도 RC 구조로 지은 것이다. 대우 트럼프월드 I 은 한국형 주거복합의 전형으로 자부하며, 해안은 이처럼 시대를 앞서가는 개척자로서의 자세로 일해왔다.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사회공공부문을 수상한 여의도 국회소통관 모습. 사진=해안건축

Q.
그렇다면 해안건축의 작품 중 최고의 걸작을 꼽아달라.
A.
비(非)주거 건축물 중에서는 대통령상을 수상한 ‘국회소통관’을 꼽고 싶다. 우리나라 민의의 전당 국회 건물의 한 부분을 해안건축이 책임졌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기능을 한 건물에 담고, ‘만남과 소통’을 주제로 사람과 사람, 공간과 공간, 자연과 도시를 연결하는 열린 장소, 열린 건물을 모티브로 설계했고 만족할만한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주거용 건물 중에서는 용산구 이촌동의 ‘래미안 첼리투스’를 최고로 본다. 이촌동의 렉스아파트를 재건축한 첼리투스는 서울 한강변 최초로 56층 높이의 아파트를 설계해 일률적인 높이 규제가 있던 한강 스카이라인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당시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지만, 대지의 기부채납을 통해 시민의 한강 접근성을 높이면서 모든 세대가 한강조망권을 갖도록 설계했다. 결과적으로 첼리투스는 한강변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자리잡았다.

Q.
최근 도시정비사업 쪽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있나?
A.
건축을 직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건축설계회사가 건축주가 요구에 맞춰 건축설계만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설계회사는 미래의 변화를 예상하고 지금보다 한 발짝 앞서가는 설계를 제안해야 한다. 모든 세계문명은 도시를 형성하며 시작됐다. 역사적으로 건축은 그 시대의 모든 문화가 집약되는 예술이며, 미래를 만드는 작업의 일환이다. 우리는 미래문명의 일부를 창조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서울은 도시재생 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지역이고, 이를 통해 도시가 새로 디자인되며 도시의 미래가 결정되고 있다. 건축사들이 무거운 책임을 가져야 한다. 해안은 지금 지어지는 재건축은 앞으로 서울의 100년 이상의 얼굴이 된다는 사명감에 따라 가치가 오래 지속되는 건축을 하고자 한다.

서울 강북 한강변 최고 랜드마크로 꼽히는 용산구 이촌동 소재 래미안 첼리투스 모습. 사진=해안건축

Q.
도시정비사업에서 성과 낸 사례들은 어떤 것이 있나?
A.
해안건축은 서울 주요 지역에서 약 50 여개의 도시정비사업을 진행해왔다. 또 지속적으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핵심 입지의 사업에 적극 참여해 도시의 미래에 기여하고 조합원들의 가치를 최대로 키우려 한다.

대표적인 현장은 트럼프월드I·II·III과 한남동 현대하이페리온I, 디에이치 자이 개포, 삼성동 아크로 삼성(홍실아파트 재건축),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등으로 서울 주요지역에서 수많은 결과를 낸 바 있다.

지금도 서울 곳곳에서 해안의 설계철학이 반영된 아름다운 도시가 디자인되고 있다. 바로 이촌 왕궁아파트, 잠실 장미 1·2·3차 아파트, 여의도 한양아파트, 압구정5구역 재건축 등 서울 한강변 주요 지역에서 해안이 도시의 디자인을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해안은 도시의 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디자인할 것이다.

Q.
이 외에 해안건축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A.
주거지 정비사업 외에 복합개발사업에도 관심이 많다. 해안은 이미 용산민자역사 복합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DNA가 있다. 복합개발은 다양한 용도의 건물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와 경험이 필요하다. 해안은 복합개발에 필요한, 다방면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동서울 터미널, 서부트럭터미널 복합개발과 서초구 서리풀 공원 일대에 추진 중인 ‘서리풀 복합개발사업’, 서초구 양재동의 ‘The-K호텔 서울’ 부지 등을 복합단지로 재개발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맡아 앞으로 서울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서울 구의역의 광진구청 신청사는, 2018년 자양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으로 추진돼 현재 입주 중이다. 자양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은 민관합작을 통해 도시 환경을 재정비한 복합개발사업으로, 업무시설을 비롯해 호텔, 오피스텔, 공동주택, 문화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구청 직원을 포함해 상근 인구는 7400여명, 주거 세대는 1645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일대 상권을 되살리고,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리라 예상한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 해안건축의 비전을 소개해달라.
A.
우리의 꿈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건축그룹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글로벌 고객들이 설계사를 떠올렸을 때 일을 맡기고 싶은 회사, 누구나 가장 같이 일하고 싶은 회사가 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지금 국내외적으로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렵지만, 이럴 때일수록 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서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해안은 처음과 끝이 같은 회사이며, “신용이 최고”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1400여 임직원과 함께 고객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만들면서 고객의 소망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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