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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심장이 빠르게 뛰고 어지럼증이 느껴진다면 단순한 빈혈이나 기립성저혈압이 아닌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은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해 기립 시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질환이다. 앉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혈액이 다리로 몰리는 것을 자율신경계가 조절하는데 자세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 환자는 이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증상이 나타난다. 양소영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누워 있을 때보다 일어설 때 심박동이 분당 30회 이상 빨라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증후군은 일어선 후 10분 이내에 현기증, 실신 전 느낌, 피로, 집중력 저하, 심계항진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며 바이러스 감염 후 회복기, 수술이나 외상 이후, 자가면역 질환을 동반한 경우 발병할 위험이 크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후유증 환자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보고되고 있다.
진단은 주로 기립경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환자를 눕힌 상태에서 기립 자세로 변화시키며 심박수와 혈압 변화를 측정한다. 증상이 발현했을 때 감염이나 수술 등 병력이 있었는지 등 청취와 함께 자율신경 기능 검사, 혈액 검사, 심장 초음파, 홀터 검사 등이 진단에 활용된다.
아직 명확한 치료법은 없지만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로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 수분과 나트륨 섭취량 증가, 소량씩 자주 먹는 식사 습관, 누워서 하는 유산소 운동, 압박 스타킹 착용 등이 권장된다. 심한 경우에는 베타차단제, 혈관수축제, 혈액량 보존제 등의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양 교수는 “이 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는 만성질환”이라며 “특히 젊은 여성에서 피로, 집중력 저하,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조기에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