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4일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 게시판에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문재원 기자
올해 4년제 대학 136곳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지난해와 달리 국공립대 39곳 중 12곳도 등록금을 올리는 등 대학 10곳 중 7곳이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은 710만원 수준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9일 발표한 ‘2025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4년제 일반 및 교육대학 193개교 중 136개교(70.5%)가 등록금을 인상했고, 57개교만이 등록금을 동결했다. 지난해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26개교였다.
4년제 대학에 다니는 학생 한 명이 1년간 부담해야 하는 평균 등록금은 710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82만원 대비 27만7000원(4.1%) 상승했다. 올해 등록금 인상 법정상한선은 5.49%였는데 대다수 대학이 4% 이상 등록금을 올렸다.
4년제 사립대의 평균 1년 등록금은 800만원이며, 국·공립 대학은 423만원으로 조사됐다. 사립대와 국·공립대의 등록금 격차는 지난해(341만원)보다 약 36만원 더 커졌다.
전문대도 70% 이상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전문대 129곳 중 94곳이 인상했고, 34곳 동결, 1곳 인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립 전문대 1년 평균 등록금은 651만원으로, 공립 전문대(237만원)보다 2.75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고등교육법은 각 대학이 등록금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만 인상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교육부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높아 등록금 인상의 법정 상한도 높아졌기 때문에 올해 등록금 인상 폭이 유독 높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교육부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는 국가장학금 2유형을 지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등록금 동결을 유도해왔다. 등록금 인상분보다 국가장학금 지원을 통한 이익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등록금 동결 기조가 17년째 이어지면서 대학들은 법정상한선 내에서 등록금을 올리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이 줄지으면서 학생들의 학비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 바 있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인상해 국가장학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학생 지원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가장학금 2유형 지원액은 1912억원 규모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년 대비 국가장학금을 대폭 확대하고 학자금 대출을 1.7% 저금리로 유지해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