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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이사 6년 경력 모자라고 대회참가 횟수도 못 채워"
경선 패배 고교 동문, 당선무효 소송하려다 주변 만류로 단념
회사 매출 뻥튀기 의혹도…무자격 흔적 지우려 정관 개정 꼼수


제22대 월드옥타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박종범 상임이사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7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및 수출상담회 폐회식'에서 제22대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박종범 상임이사가 협회기를 흔들고 있다. 2023.10.26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성도현 기자 = 사단법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의 박종범 회장이 재작년 선거에서 무자격 상태로 당선된 사실을 두고 2년 만에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월드옥타 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사실을 선거 전에 인지하고도 방조한 것으로 드러나 선거 부실 관리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2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2023년 10월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맞춰 이뤄진 월드옥타 제22대 회장 선거에서 박 회장과 권영현 후보가 경쟁했다.

당시 박 후보는 월드옥타 정관상 회장 후보 자격에 미달했다.

박 후보는 상임집행위원직 또는 6년 이상의 상임이사직 수행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조항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7년 10월 상임이사 인준을 받았지만, 정식으로 회장 선거에 후보로 등록한 2023년 8월은 상임이사직 6년 조건에 두 달이 모자랐다.

정관상 상임이사 자격을 유지하려면 월드옥타 본부가 주최하는 국제행사, 즉 '세계대표자대회'(4월)와 '세계한인경제인대회'(10월)에 최근 2년 동안 두 번 이상 참석해야 한다.

박 후보는 회장 입후보 당시 이 규정도 지키지 못했다.

이에 권 후보 측은 경쟁자인 박 후보가 상임이사직 6년 수행 경력을 채우지 못했다는 사실을 월드옥타 본부사무국에 전달하며 자격 문제를 거론했다.

박 후보 측은 유럽 지역경제인대회 참석 사진을 근거로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이 행사는 본부사무국 주최 국제행사가 아니어서 설득력이 없었다.

월드옥타 선관위는 선거권 및 피선거권이 없거나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등 결격 사항이 나타나면 후보 등록을 무효로 해야 하는데도 침묵했다.

선관위는 본부사무국으로부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답변만 듣고 사실상 방관한 셈이다.

권 후보 측이 선거 전날 상임이사 수백 명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박 회장의 자격 시비를 공론화했는데도 선관위는 선거를 강행했다.

선거 결과, 박 회장은 256표를 받아 36표에 그친 권 후보를 제치고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에 권 후보 측은 곧바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당선무효 소송을 검토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두 후보가 광주의 한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사실을 아는 동문들이 권 후보를 설득해 반발을 무마한 데다 박 회장이 선거 무렵 동문회 발전기금을 쾌척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박 회장이 동문회 발전기금으로 1억여원을 냈고, 월드옥타 회장 당선을 자랑스러워했다"며 "동문들이 '표 차이가 크게 난 마당에 굳이 자격 시비로 내분을 일으킬 필요가 있느냐'는 식으로 소송을 만류했다"고 귀띔했다.

월드옥타 부회장이기도 했던 권 후보가 대내외적 이미지 훼손 등을 염려해 소송 계획을 단념하면서 박 회장의 자격 논란은 묻히는 듯했다.

하지만 경북 안동에서 28일부터 열리는 '세계대표자대회'에서 정관을 개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격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박 회장은 이번 대회에서 진행되는 이사회와 총회에서 상임이사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최근 2년간 두 차례 이상 참석해야 하는 행사 범위에 지역경제인대회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정관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를 두고 자신의 회장 출마 자격 흠결을 덮으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대회장 주변에서 나온다.

박 회장이 선거 과정에서 회사 매출을 부풀렸다는 의혹도 새롭게 불거졌다.

그는 2023년 언론 인터뷰에서 "5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운영한다"고 소개했으나, 당해년도 회계감사 보고서에는 해외법인 등 관계사를 포함한 매출 규모가 1천300억원으로 적시됐다.

앞서 2016년 10월 월드옥타 제19대 회장 선거에서는 비슷한 자격 시비가 일자 당선인이 깨끗하게 승복했다.

당시 당선인은 입후보 서류에 '대학 중퇴'로 최종학력을 기재했다가 경쟁 후보 측에서 소송 움직임을 보이자 당선 보름여 만에 사퇴했다.

한편, 월드옥타 일각에서는 외부 인사로 특별감찰위원회를 꾸린 뒤 진상조사를 벌여 당선 무효사실이 발견되면 직무 정지 및 재선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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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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