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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목숨 걸고 내가 막았다” 자찬
“이재명은 숲에 숨어 있었다” 주장도
민주당 쪽 “한동훈 특유의 허튼소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2·3 비상계엄을 막는 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보다 자신의 활약이 더 컸다고 잇따라 주장하면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당 안에서조차 “야당에 숟가락 얹지 말라”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한 후보는 26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에스엔엘(SNL) 코리아 7’의 ‘지점장이 간다’ 코너에 출연해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다’며 “저는 계엄을 막으려고 직접 먼저 국회에 들어갔지만, 이재명 후보는 잡혀갈까 봐 1시간 동안 (국회) 숲에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포함한 여러 자리에서 자신이 “목숨 걸고 계엄을 막았다”는 취지로 자신의 공을 부각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한 후보는 자신의 공을 부각하는 동시에 이 후보는 “무서워서 숲에 숨어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한 후보는 선거공보물에서조차 “숲에 숨지 않겠다”며 “계엄 당일 겁이 난 이재명은 숲에 숨었고 저 한동훈은 제일 먼저 국민과 함께 계엄을 막겠다고 했다”고 적었다.

한동훈 인스타그램 갈무리

한 후보의 ‘자평’과 달리 정치권 안팎에선 이러한 한 후보의 ‘비상계엄 역할론’은 ‘숟가락 얹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후보가 당시 여당 안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비판적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의 역할을 지나치게 과장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상계엄 선포 이튿날인 지난해 12월4일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190명의 의원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에 불과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에는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므로 야당 의원들만으로도 비상계엄 해제가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오히려 당시 집권 여당 대표였던 한 후보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 참여를 당부했음에도 많은 의원들이 이를 따르지 않아, 한 후보의 취약한 리더십과 당내 영향력만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25일 2차 경선 ‘일대일 맞수 토론’에서 “한 후보가 자꾸 자기가 계엄을 막았다고 하는데 계엄을 막은 것은 야당이다. 한 후보는 숟가락만 얹은 것”이라며 “그럼에도 계엄 해제 주역이라고 자꾸 말씀하시는 데 (한 후보는) 계엄선포의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국회가 비상계엄 선포 2시간35분 만에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할 수 있었던 것은 국회 앞으로 달려 나와 맨몸으로 군경에 맞선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지 정치인 한 사람의 공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 후보가 자신의 행적을 부각하기 위해 비상계엄 당일 이 후보는 국회 숲에 숨었다며 공세를 펴는 것도 ‘무리수’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월1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12월3일의 급박했던 상황을 돌이키며 “(당 대표실로) 가면 잡힐 테니까 국회에 있는 숲에 숨어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뒤 (의원회관에 있는) 한준호 민주당 의원실에 앉아 가지고 제가 잡힐 경우 다음 민주당 지휘자 순위를 정했다”고도 했다. 자신의 체포를 대비해 민주당 내 최고위원, 원내대표, 지명직 당직자 등을 추려 ‘민주당 지휘 순번’을 적어 발표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위한 1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자신이 계엄군에게 체포되는 최악의 상황은 막으려 잠시 인적이 드문 곳에 있다가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는 의미다.

한 후보는 이를 이 후보가 자신에 견줘 용기가 없었다는 취지의 일화로 활용하고 있지만, 정작 계엄군의 정치인 체포조가 운영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도움을 받은 건 한 후보 자신이다. 당시 본회의장은 스크럼을 짠 국회 보좌진들과 당직자들 등에 의해 봉쇄돼 계엄군이 출입할 수 없었는데 국회의원이 아닌 한 후보를 본회의장에 들어오도록 도와준 것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었다.

비상계엄 당일 이 후보와 동행했던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후보의 선거공보물과 함께 글을 올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겁이 나서 숲에 숨었다는 건 한동훈 후보 특유의 허튼소리”라고 비판했다. 한 최고위원은 “위치가 노출됐다가는 계엄군 체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제가 대표를 설득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계엄의 신속한 해제를 위해서는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절실한 때였다. 누구라도 체포돼서는 안 됐던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몸을 숨긴 게 대체 무슨 문제가 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비상계엄이 한 후보의 유일한 셀링포인트라고 해도, 남을 헐뜯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캠페인 전략은 너무 후진적”이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이 후보를 깎아내리며 자신을 부각하려는 한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박 의원의 도움을 상기시키며 “한 후보는 야당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한 사람”, “그날 밤 한동훈의 업적은 민주당에 목숨을 빚졌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어떻게) 이 후보가 라이브 (방송) 켜서 시민들이 (국회 앞에) 모인 것은 싹 빼고 (이 후보가) 숲에 숨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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