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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불댕긴 ‘국산품 애용’
일부 기업, 캐나다 연상 문구로 편승 시도
허위·과장 광고 신고 건수도 급격히 늘어
지난 3월4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의 한 슈퍼마켓 선반에 ‘메이드 인 캐나다(캐나다산)’라고 적힌 라벨이 붙어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국발 관세전쟁에 대항해 국산품 애용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캐나다에 진출한 기업이 자사 제품이 국산임을 강조하는 문구를 제품 포장에 붙이는 이른바 ‘단풍 라벨’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단풍 라벨’이 오·남용되자 캐나다 시민들은 제품의 세부 공정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쇼핑할 때 애플리케이션(앱)까지 꺼내 들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브랜드와 소매업체들이 자사 제품이 캐나다산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거나 과장 광고하는 이른바 ‘단풍 세탁(maplewashing)’ 혹은 ‘단풍잎 칠(mapleglazing)’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마트에서는 ‘캐나다에서 디자인됨’ ‘캐나다에서 증류됨’ ‘캐나다인에게 자랑스럽게 봉사함’ 등 안내 문구가 적힌 제품도 늘었다고 한다.

WSJ는 이 때문에 캐나다 소비자들이 ‘단풍 라벨’이 붙은 제품에 허위, 과장 광고는 없는지 더욱 민감하게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제품의 제조지, 원산지, 브랜드 소유 기업의 출신국을 각각 표기하는 앱도 출시됐다. ‘바이 비버’라는 앱은 출시 두 달 만에 15만 회가량 다운로드됐다.

캐나다인 루시 프로모위츠는 장을 볼 때 이러한 종류의 앱 4개를 사용한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한 마트에서 쇼핑하던 프로모위츠는 휴대전화로 식품 포장에 있는 바코드를 스캔하고, 앱에 뜨는 원산지 정보를 읽었다. 그는 앱을 사용하며 쇼핑하면 이전보다 두 배나 오래 걸리지만, 국산 제품을 사려 한다고 WSJ에 말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있는 한 식료품 가게에 고객들에게 캐나다산 제품을 찾으라고 안내하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에 본사를 둔 수프 제조기업 캠벨의 캔 통에 적힌 ‘캐나다에서 디자인함’ 문구가 이달 들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캠벨 측은 “캐나다인의 취향 혹은 요리법을 기반으로 제작된 제품이라는 뜻”이라며 2018년부터 이 문구를 제품 포장에 적어 판매해왔다고 해명했다.

캐나다산을 강조한 제품의 허위·과장 광고 신고 건수도 늘고 있다. 캐나다 식품검사청이 지난 2월과 3월 두 달간 접수한 캐나다 브랜드 관련 민원은 58건으로 지난해 10월~12월 석 달 동안 접수한 건(6건)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캐나다 식품검사청은 소셜미디어에 “단순히 빨간색이나 단풍잎 무늬가 표시돼 있다고 해서 캐나다산이라고 단정 짓지 말라”는 안내를 올렸다.

전문가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웃국가인 미국과 캐나다가 활발히 교역해온 탓에 제품의 원산지가 한 곳뿐인 경우가 드물다고 분석했다.

마이크 폰 마소우 궬프대 식품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돼지고기를 예로 들며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라 캐나다산 곡물을 먹여 키운 후 미국에서 가공되는 돼지가 있다. 이것은 캐나다산 돼지고기인가 미국산 돼지고기인가”라고 WSJ에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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