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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파워금융인30]


그래픽=박명규 기자


한국 금융 산업은 2024년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밖으로는 환율이 날뛰고 안으로는 내수 부진, 가계부채, 금융 사고 등으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2025년 현재 금융권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경기침체의 그늘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이라는 정치 격변까지 겹쳐 경제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한 과제도 안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 복합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뛰어난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한경비즈니스는 2019년부터 매년 ‘파워 금융인 30’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재무성과뿐 아니라 주주 중시 경영, 금융 소비자 보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더십, 글로벌 역량 등을 평가했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조직을 안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진 리더들이 순위에 올랐다. 한국 금융을 이끄는 파워 금융인 30인을 소개한다.




‘2025 파워 금융인 30’ 조사에 참여한 기업 재무 담당자와 금융 애널리스트는 높은 실적은 기본이고 ‘금융소비자’와 ‘주주’를 챙기는 최고경영자(CEO)에게 좋은 평가를 줬다. 위기 대응 리더십과 비전을 보인 CEO도 주목했다.
◆‘주주 중시’, ‘금융소비자 보호’가 핵심

종합 1위의 영광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돌아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 점수를 받으며 왕좌를 지켰다. 재무 성과와 주주 중시 경영 부문에서 각 95점(각 부문은 100점 만점)을 받으며 ‘양적 평가’ 항목에서 190점이란 높은 성적을 거뒀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금융소비자 보호, 비전 등 지속가능 경영을 평가하는 ‘질적 평가’ 항목에선 30명 중 유일하게 250점을 넘었다. 금융소비자 보호 부문(94점)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영향이 컸다. 지난해 잇달은 대형 금융사고로 몸살을 앓았던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상대적으로 금융사고가 적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조73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주주환원율은 2021년 26%에서 지난해 38% 수준으로 큰 폭 개선했다.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400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2024년 한 해 하나금융의 주가는 30% 뛰었다.

지난해 3위 밖으로 밀려났던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2위에 안착했다. 개인적 역량인 리더십 부문(70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진 회장은 지난해 발생한 신한투자증권의 금융사고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뒤숭숭한 그룹 분위기를 재빠르게 수습했다. 최근엔 16쪽 분량의 서신을 주주에게 보내며 내부통제 체계 개선 방안을 재차 강조해 지속가능 경영을 약속하기도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리더십 부문(62점)이 높게 평가됐다. 21위에서 4위로 점프했다. 전임 회장의 부당대출 사태로 홍역을 치렀지만 조직 쇄신과 내부통제 강화,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신뢰 회복과 재발 방지에 주력한 점이 주효했다. 임 회장은 임원 감찰 전담기구를 이사회 내 위원회 직속으로 설치하거나 금융권 처음으로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를 시행하는 등 정책을 펼치며 경영진의 일탈 행위 원천봉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래픽=박명규 기자

◆변동성 커진 순위

종합 3위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차지했다. 2023년 11월 회장직에 오른 양 회장은 지난해 처음 파워 금융인에 선정돼 10위를 기록했다. 당시 진 회장과의 점수 차가 50점 이상 벌어졌지만 올해는 양적 평가, 질적 평가, 개인적 역량 항목 모두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점수가 뛰면서 차이가 확 좁혀졌다. 6점 차다. KB금융은 리딩금융(순이익 기준) 자리를 두고 신한금융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지난해는 KB금융이 지주사 중 처음으로 5조원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2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새롭게 상위권에 오른 리더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2023년 메리츠화재에서 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기면서 순위도 점프했다. 29위에서 6위로 올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2조33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비은행 금융지주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올해 톱7은 금융지주 회장들이 휩쓸었다. 지난해 금융지주 2인, 은행 3인, 증권 1인, 카드 1인 등 업종별로 다양한 CEO들이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것과 대비된다. 글로벌 금융 시장 불확실성 확대, 디지털 전환 가속화, 규제 강화, 밸류업 과제, 금융 사고 증가 등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금융지주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도 주목을 받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5위)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7위)도 순위를 놓치지 않는 최강 CEO다. 이들은 금융지주들이 대거 차지한 톱7에 유일하게 발을 들여놓은 증권사와 인터넷전문은행의 리더다. 박 사장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라는 성과를 냈다. 카카오뱅크는 2488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며(2024년 기준) 국민 2명 중 1명이 사용하는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9년을 함께한 윤 대표는 최근 다섯 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2년간 더 조직을 이끈다.

매년 30인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카드업계의 전반적인 부침 속에 전년도 6위에서 14위로 내려왔지만 카드사 중에선 유일하게 선정된 리더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구매 전용 영업을 확대하며 신용판매액 기준 1위에 올랐다. 애플페이 도입 등 효과로 해외 결제액은 2년간 업계 1위를 기록했다.


그래픽=박명규 기자

◆새로운 6인, 여성 리더는 1인

올해 30인에 뽑힌 진격의 리더도 있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신창재 교보생명 의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이광희 SC제일은행장 등 6인이다(가나다순).

반면 지난해 선정된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사장,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등은 아쉽게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광희 행장을 비롯해 신임 대표들이 순위권에 든 경우도 있다. 전임 CEO에 이어 올해에도 기세를 이어간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등이다. 한경비즈니스 ‘파워 금융인 30’은 재임 기간에 상관없이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현재 한국 금융을 대표하는 리더를 뽑는다는 취지에서다. 또 신규 CEO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성 리더는 유명순 행장이 유일했다. 지난해 여성 CEO가 명단에 아예 없었던 점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결과지만 유리천장이 두꺼운 국내 금융권의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일지 모른다.

2025 파워 금융인 30은 금융지주 5인, 은행 7인, 인터넷은행 1인, 증권 11인, 보험 5인, 카드 1인이 나왔다. 70명의 명단(1차 조사)에 올랐던 캐피탈 4인은 30위 안에 들지 못했다. 금융그룹별로는 KB, 신한, 하나 모두 각각 3개사에서 CEO를 배출했다. 금융지주, 은행, 증권사가 순위에 올랐다.


그래픽=박명규 기자


김태림 기자 [email protected]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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