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범야권, 취임 1년 앞두고 '탄핵 추진' 시사
의석수 고려했을 때 당장 실현 여지 작아
여소야대 정국 속 국내 정치 분열 가속화
26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 대로에서 열린 민진당과 라이칭더 총통 반대 집회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독자 제공


대만의 야권이 라이칭더 총통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며 정치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내달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반(反)라이칭더' 대규모 시위가 열리는 등 라이 정권 들어 정국 혼돈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26일 대만 중앙통신·연합보에 따르면, 국민당은 이날 타이베이시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 대로에서 라이 총통과 집권 민진당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주리룬 국민당 주석, 마잉주 전 총통, 한궈위 입법원 의장 등 국민당 핵심 인사뿐 아니라 황궈창 민중당 주석 등 범야권 인사도 총출동했다. 주최 측 추산 운집 인원은 25만 명에 달했다.

제1 야당인 국민당은 라이 총통 탄핵 추진을 공식적으로 시사했다.
주 주석은 "지난해 5월 20일 당선 이후 라이 총통이 대만을 분열시키고 파괴해 왔다"며 "입법원(한국의 국회 격)은 내달 20일 즉각 라이칭더 파면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총통·부총통 선거파면법에 따르면
재임 기간이 1년 미만인 총통은 파면하지 못하는데, 라이 총통이 내달 임기 1년을 채우자마자 탄핵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탄핵이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입법원(국회 격)은 총 113석으로, 선거파면법상 전체 의원의 4분의 1(29명)이 탄핵안을 발의하고 3분의 2(76명)가 동의해야 총통을 파면할 수 있다. 현재 범야권은 국민당 52석, 민중당 8석, 무소속 2석으로 총 62석을 차지하고 있다. 여당인 민진당이 51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여당 14표의 반란표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

26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 대로에서 열린 민진당과 라이칭더 총통 반대 집회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독자 제공26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 대로에서 열린 민진당과 라이칭더 총통 반대 집회에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독자 제공


탄핵 전운에 뒤덮인 대만, 정치 대립 최고조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월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타이베이=AP 뉴시스


'여소야대'의 불안정한 정국 속에서 대만 정치는 최근 극심하게 분열하고 있다.
지난 2월 입법원이 야당 주도로 정부 예산을 삭감하자, 민진당은 지지자와 시민단체를 통해 국민당 의원에 대한 주민 소환 운동에 나섰다. 그러자 국민당 지지자들도 민진당 의원을 소환하며 맞불을 놓았다.

민진당이 국민당의 소환운동 청원서에 사망한 사람들의 이름이 포함되는 등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당 인사가 검찰에 체포되면서 정치적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국민당은 "집권 여당이 사법권을 이용해 야당을 탄압하고 있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라이 총통의 강경 발언도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26일 기자들과 만난 라이 총통은 "국민당과 민중당이 거리로 나선 것은 대만이 민주 국가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정말로 독재와 싸우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제대로 된 상대를 찾아 '베이징 톈안먼 광장'으로 가라"고 밝혔다. 라이 총통은 거대 야당에 의해 정책이 막힐 때마다 야당을 '친중 세력'으로 매도해왔다.

라이 총통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합보가 보도한 대만민의재단의 여론조사(15일 발표)에 따르면, 대만인 45.7%가 라이 총통의 국정 운영 방식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취임 뒤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대만민의재단은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주민소환운동 후폭풍과 트럼프발(發) 관세 정책에 따른 불안감 등을 원인으로 꼽으며
"라이 총통이 전례 없는 사회적 불만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고 짚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737 단속 피하다 발목 잃은 아미노씨···이주노동자 비자는 늘리면서 마구잡이 단속은 강화 랭크뉴스 2025.04.28
49736 "수익률 기가 막히네"…올 수익률 27% 찍은 이 펀드[마켓시그널] 랭크뉴스 2025.04.28
49735 이재명, 대선 후보 확정‥'89.77%' 역대 최고 랭크뉴스 2025.04.28
49734 건설업계 딱딱한 이미지 버리고 ‘유튜브’ 감성 마케팅으로 2030 사로잡는다 랭크뉴스 2025.04.28
49733 라방·쇼츠·챗GPT·만화… 국힘 4강, MZ 공략 열전 랭크뉴스 2025.04.28
49732 이재명, 오늘 이승만·박정희 등 묘역 참배…대선후보 첫 일정 랭크뉴스 2025.04.28
49731 "상어는 알고보니 겁쟁이?"…공격 상당수가 '자기방어' 때문이라는데 랭크뉴스 2025.04.28
49730 [속보] 北, 러 파병 공식확인…"북러조약 이행에 충실할 것" 랭크뉴스 2025.04.28
49729 [여명]과학기술인의 행로난(行路難) 랭크뉴스 2025.04.28
49728 0.73%P차 낙선 후 3년…이재명, 다섯 고비 죄다 '기적 생환' 랭크뉴스 2025.04.28
49727 ‘1호 참모’ 정진상·‘여의도 길잡이’ 정성호… 의리·실력따라 중용 랭크뉴스 2025.04.28
49726 SK텔레콤, 오늘부터 유심 무료 교체…재고 부족에 혼란 예상 랭크뉴스 2025.04.28
49725 '더 빠르고 더 위험해진' 트럼프 2기… 100일간 전 세계 혼란에 빠뜨려 랭크뉴스 2025.04.28
49724 "개헌·통상 마무리짓고 1년내 사퇴"…한덕수의 대선 시나리오 랭크뉴스 2025.04.28
49723 대선 출마 임박 한덕수, 5월 11일이 국민의힘과 단일화 데드라인 랭크뉴스 2025.04.28
49722 [단독] 경찰, 경호처서 '비화폰 서버' 받는다... 尹 판도라 상자 열리나 랭크뉴스 2025.04.28
49721 이재명 두 축…'전략' 강훈식·김영진, '강성' 박찬대·김민석 랭크뉴스 2025.04.28
49720 트럼프 2기 혼돈의 100일…'불확실성 시대' 美경제부터 때렸다[글로벌 모닝 브리핑] 랭크뉴스 2025.04.28
49719 토허제 풍선효과? 과천 가보니 “호가는 오르는데 문의는 잠잠···‘동상이몽’ 커져” 랭크뉴스 2025.04.28
49718 "왼쪽 폐가 없었다" 숨진 채 발견된 트랜스젠더…中관광객 긴급체포,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