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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의 제21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이 후보는 27일 민주당 대선후보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 91.54%(32만1044표·1위)를,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89.21%를 얻어 합산 득표율 89.77%로 최종 1위를 기록했다. 김동연 후보는 6.87%, 김경수 후보는 3.36%였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마지막 순회 경선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에서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 과제인 국민통합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이 국민통합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우뚝 설 것인지, 파괴적 역주행을 계속해 세계의 변방으로 추락할지가 결정되는 역사적 분수령”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니라 미래와 과거의 대결이자 도약과 퇴행의 대결, 희망과 절망의 대결이자 통합과 분열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 중 ‘통합’을 14번 언급했다. “23년 전 오늘(2002년 4월 27일)은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된 날”이라며 “불신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개혁의 시대, 통합의 시대로 가자”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제안을 상기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차례로 거론하며 “늘 현명했던 그 선택의 한 축에 이재명의 ‘네 번째 민주 정부’가 뚜렷이 새겨질 수 있도록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득표율 89.77%는 이전의 어느 민주당 대선후보도 기록해 본 적이 없는 수치였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득표율도 77.53%였다. 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치며 정권 교체의 선두 주자인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력이 더 배가됐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현직 대통령의 친위 군사 쿠데타는 대화와 타협을 배제하고 상대를 말살한 후, 군정으로 영구집권하겠다는 저열한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3년 전 어느 날 이 나라의 운명이 걸린 건곤일척의 승부에서 우리는 패했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미세한 차이로 승리했지만 모든 것을 차지한 저들은 교만과 사욕으로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심판을 하고 계신 분이 끊임없이 선수로 뛰기 위해 기회를 노리는 게 아닌가 의문을 갖고 있다”며 “내란의 주요 종사자들이 아직 정부 주요 직책을 가지고 남아 끊임없이 내란 세력의 귀환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내란 범죄자 봐줄지 국민이 판단”…한덕수 출마엔 “내란세력 귀환 노려”
내란 종식이 정치 보복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명백한 중범죄자를 봐주는 게 정치적으로 바람직한지 국민 판단에 따를 일”이라며 “정치보복 개념은 윤석열이 지적해 준 게 있으니 그분의 지적을 참고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경선 방송 토론에서 “정치보복 수사란 누구를 딱 집어넣고 그 사람 주변을 1년 열두 달 계속 뒤지고 다 뒤져 찾는 것”이라고 했었다.

이 후보는 이날 공개된 일반국민 조사에서도 89.21%를 얻어 권리당원·대의원 투표(90.32%)와 엇비슷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 밖 여론이 반영되면 최종 지지율이 다소 낮아질 것”(전직 의원)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당심·민심이 일치한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민주당 대표를 연임하며 커진 정치적 입지와 신뢰도가 확산한 결과”라고 말했다. 막바지에 대장동 논란이 불거진 4년 전 대선 경선 때는 이 후보의 국민선거인단 득표율이 1차 51.09%, 2차 58.17%, 3차 28.3%로 요동쳤다.

이 후보 독주 속 2위 싸움을 벌여 온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이날 “민주당 원팀”을 강조하며 결과에 승복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께서 맨 앞에서 승리의 길로 이끌어주실 거라 확신한다. 저도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김경수 후보도 “현 상황과 해결해야 할 문제를 생각하면, 무거운 짐을 진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하기도 하다”며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제 선거처럼 뛰겠다”고 밝혔다.

비록 두 후보 모두 두 자릿수 득표율에 실패했지만 당내에서는 경선 완주가 의미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당초 이 후보가 85~90% 나올 거라고 봤던 경선 아니었느냐”며 “경기·경남지사를 했던 분들이 이런 상황에서도 함께 뛰어줬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김동연 후보도 경기지사로서 능력을 각인시켰고, 김경수 후보도 수년의 정치적 공백을 넘어 차기를 도모할 자질을 보였으니 본인들과 당에 긍정적이었다”고 했다.

다만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 실장은 “경선 완주로 (정치권) 입장권을 끊었으나 운신의 폭은 넓지 않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너무 막강해 협조자가 아쉽지도 않을 거고, 견제자가 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경선이 마무리되면서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엿새 먼저 본선 모드에 돌입했다. 이르면 30일 당내 선대위 출범을 목표로 막판 인선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선 과정에서 지지층 결집에 나선 만큼 본선에서는 외연 확장에 더 치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최종 정견 발표에서 “네 편 내 편이 아닌 국민의 편이 되겠다. 색깔·지역 무관하게 유능함만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되자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언급하며 이날 경선 현장을 ‘이재명 추대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에는 사당화된 ‘이재명당’에 제동을 걸 그 어떤 용기와 시스템도 찾아볼 수 없다”며 “민주당은 이미 권력을 다 잡은 듯 ‘40일 뒤 민주당 정부’라는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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