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지진과 미국 군함 연관성 의혹 제기하는 외즈튀르크 일마즈 전 의원 게시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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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튀르키예 당국이 얼마 전 최대 도시 이스탄불 부근에서 발생한 지진에 연관된 괴소문에 대응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휘리예트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낮 이스탄불 인근 마르마라해에서 규모 6.2 지진이 나자 그 원인을 두고 루머가 확산했다.
외즈튀르크 일마즈 전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지진 발생 직전 이스탄불의 돌마바흐체 궁전 앞바다와 인근 도시 얄로바의 해안에서 동일한 대형 선박이 목격됐다며 성조기가 달린 군함 사진을 올렸다.
일마즈 전 의원은 "이 배와 지진 사이에 연관성이 있나, 우리가 모르지만 지진을 유도하는 비밀 기술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당국은 즉시 공식 성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이 주장을 계기로 소셜미디어에서는 인공 지진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고주파 활성 오로라 연구 프로그램'(HAARP) 관련 장비가 군함에 탑재돼 지진을 유도할 수 있다는 언급까지 나왔다.
HAARP는 주로 미국에서 제기되는 기후 조작 음모론의 단골 소재다. 2023년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규모 7.8의 강진 때도 HAARP가 지진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괴담이 돌았었다.
천연가스 시추선 GPS새턴호가 이스탄불 인근 바다에서 단층 탐사를 위해 굴착 작업을 하다가 지진이 난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이에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이 운영하는 허위정보대응센터(DMM)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같은 의혹을 모두 일축했다.
DMM은 일단 일마즈 전 의원이 올린 사진이 2023년 미국 해군의 구축함 USS 니츠호를 촬영한 것으로, 최근에는 이 배가 튀르키예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나 HAARP 시스템이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DMM은 시추선 굴착과 관련한 의문에 대해서도 "GPS새턴호는 현재 마르마라해가 아닌 불가리아 앞 흑해에 정박해있다"고 반박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23일 지진 후 하루 동안 여진 291회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규모 4.0 이상은 8차례였다. 당국은 이스탄불 내 건물 1만5천13채를 점검한 결과 1천25채가 경미한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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