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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카운티 법원 내 해나 듀건 판사의 법정임을 알리는 전광판이 보인다. 듀건 판사는 불법체류중인 이민자가 이민국 단속을 피하도록 도왔다는 혐의로 이날 아침 출근길에 체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민자 추방 정책을 확대하는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이 서류 미비 이민자가 단속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이유로 판사를 체포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와 사법부 간 갈등이 심화하는 와중 벌어진 사건이다.

25일(현지시각) 연방수사국은 위스콘신주 밀워키카운티의 해나 듀건 판사를 공무집행방해, 체포방해 및 은닉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지난 18일 듀건 판사의 법정 사전심리에 가정폭력 혐의로 출석한 에두아르도 플로레스-루이즈(31·멕시코 국적)를 빼돌렸다는 혐의다. 연방수사국 고발장에 따르면,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플로레스-루이즈의 출석일에 맞춰 체포팀을 보낸 것을 주정부 소속 ‘국선변호사’가 목격해 듀건 판사에게 알렸고, 판사는 “터무니없다”며 화를 냈다고 한다. 이민세관국은 지난 1월 말부터 일부 제한된 조건 하에서는 법원 안에서 이민자들을 체포할 수 있다는 새 지침을 공표했지만, 판사들은 이민자들이 피해자 또는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려는 것까지 위축시킨다며 비판해 왔다.

복도로 나와 체포 요원들을 마주한 듀건 판사는 “사법 영장이 없다”, “법원장 허가는 받았느냐”고 항의하는 한편, 플로레스-루이즈와 그의 변호사를 배심원단 출입구로 빠져나가도록 했다.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장은 “다행히 요원들이 추격해 건물 밖에서 용의자를 구금할 수 있었지만, 판사의 방해로 공공의 안전이 위협받았다”고 판사를 비난했다. 듀건 판사는 25일 법원으로 출근하던 중 연행됐으며, 법정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서약을 한 뒤 풀려났다.

미국 내에서는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이민자 추방을 강행해 사법부와 갈등을 빚어 온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엔 판사까지 체포하면서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판사를 체포하는 순간 행정부는 헌법적으로 훨씬 더 위험한 영역으로 들어선 것”이라며 “최근 몇 주간 행정부는 이민 정책과 관련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들을 ‘좌파 활동가 판사’라며 공격해 왔다”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인 존 마이클 루티그 전 연방법원판사도 “듀건 판사를 범죄 혐의로 체포한 목적은 미 전역의 판사들을 협박하고 위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밀워키카운티의 데이비드 크롤리 행정관은 “공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법집행기관들이 벌이는 보여주기식 쇼”라고 비판하며 “법원은 불법 이민자라 해도 안전하게 느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소셜미디어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듀건 판사를 비판하고, 체포는 정당했다는 주장을 폈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듀건 판사는 범죄 피해자들보다 범죄 피의자를 보호했다”며 “법 집행 요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했다”고 비난했다. 본디 장관은 “판사들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경고했다.

25일 해나 듀건 판사가 체포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판사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밀워키 카운티 연방 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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