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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정치’ 비판을 상쇄하는 정책적 비전과 당 내부 세력과 협업 과제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4월 16일 대구 수성구 한 식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청년 희망 경청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 무대에 오른 한동훈 후보는 기존 정치인들과는 확연히 다른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검사 출신’이라는 직업적 배경을 넘어 ‘대선후보 한동훈’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그가 4월 22일에는 전국에 5개 서울을 만들겠다며 ‘5대 메가폴리스’ 조성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몇 주간 부산, 대구, 경주 등 전국을 순회하며 시민과의 접점을 넓히고 유튜브, 언론 인터뷰, SNS를 통해 끊임없이 소통하는 그의 모습은 명확한 메시지 전달을 하고 있다.

특히 29억4000만원이라는 후원금 법정한도를 단 하루 만에 모금 완료한 것은 단순히 인지도의 결과가 아니라 이미지와 메시지의 일관적인 결합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분석된다.

Appearance
슈트 대신 맨투맨, 정장 대신 진심을 입다


한 후보의 옷차림은 전통적인 정치인의 이미지에서 탈피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경선 일정 중 그는 공식 토론회나 언론 인터뷰에선 검은색 혹은 짙은 네이비 슈트에 와인톤 넥타이를 착용한 모습으로 등장했으며 이는 권위감과 안정감, 동시에 신뢰를 유도하는 전형적인 포멀 전략이다.

하지만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책 비전 발표 시에는 넥타이 없이 슈트와 화이트 셔츠 차림으로 형식보다는 열정에 진심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거리 인사, 유튜브 라이브, 시민 만남과 같은 비공식적 상황에서는 회색 맨투맨, 검정 진청 재킷, 심플한 블랙 팬츠, 운동화와 같은 캐주얼한 복장으로 등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4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어린이와 소통하는 장면에서는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추며 ‘부드러운 삼촌 같은 정겨움’을 강조했다. 이때의 복장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인상을 줬다. ‘정치인은 멀고 딱딱하다’는 편견을 허무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한 짙은 뿔테 안경은 지적 이미지와 친근함을 동시에 주며 상황에 따라 안경에 변화를 주면서 유연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그는 공식과 비공식을 넘나들며 ‘포멀함’과 ‘따뜻함’을 조율하고 있다. 이러한 스타일은 자신이 ‘전통적인 기성 정치인이 아니라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정치인’이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즉 옷차림에 전달하고자 하는 정책 메시지를 담는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명확하다고 분석된다.

Behavior
정중함 속의 속도전, 기민함이 만든 행보


최근 한 후보의 태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기민함과 정중함의 균형이다. 짧은 시간 안에 후원금을 모집하고 전국을 돌며 시민과 직접 만나는 등의 행보는 속도감 있는 행동주의 정치인의 면모를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그는 한결같이 시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눈을 맞추는 태도를 유지한다.

거리 유세에서 어린아이와 소통할 때는 몸을 낮추고 어르신에게는 허리를 숙여 악수를 청하며 ‘예의 바른 젊은 정치인’의 태도가 부각된다.

또한 최근 SNS와 언론을 통해 보여준 모습들에서는 자신감 있는 어조와 정제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과도하게 공격적이거나 감성적인 과잉 표현은 지양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는 ‘정무적 판단력과 인간적 겸손’을 함께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4월 20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사진=한동훈 페이스북

Communication
유튜브에서 거리까지, 전방위 소통 전략


한 후보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특정 채널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튜브를 통한 직접 소통, 전통 언론과의 정제된 인터뷰, 거리에서 시민과의 자연스러운 교감 등 멀티 채널·다층적 소통 방식이 그의 브랜딩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별도의 사회자 없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한 채 자신의 언어로 말한다. 지난 4월 21일 경주를 방문한 그는 “저는 주인이 아닌 국민의 용병이고 민주당과 싸워 이겨낼 수 있는 무기”라며 “제가 제대로 싸울 수 있게 한번 기회를 주세요”라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자연스러운 접근감을 선사하며 정치인이라는 거리감을 줄인다. 이는 심리학적으로 ‘자기 노출(self-disclosure)’ 효과를 통해 친밀감을 높이고 신뢰를 쌓는 방식이다. 거리 유세 영상에서는 어린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시민들과 함께 셀카를 찍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이는 전통 정치인들의 일방향 메시지 전달 방식과는 달리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감성적 소통정치’의 구체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 시각적 요소가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에서도 증명돼 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4월 16일 대구도시철도1호선 중앙로역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기억공간을 방문하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통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유튜브와는 다른 전략이 사용된다. 좀 더 정제된 언어와 구조화된 메시지를 통해 정책 방향성과 리더십을 분명히 하며 자신이 가진 지적 기반과 분석력을 어필한다. 이처럼 각 채널에 맞는 언어, 태도, 분위기를 세심하게 조율하는 전략은 한 후보가 유권자에게 정치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려는 노력으로 분석된다.

한 후보는 지금까지 ‘속도와 예의’, ‘권위와 친근함’, ‘스타성과 진중함’을 조화롭게 보여주며 강한 정치적 존재감을 형성해왔다. 그러나 이미지가 강렬할수록 유권자는 그 이면의 정책 철학과 진정성을 더욱 날카롭게 검증하게 된다.

정치인의 겉모습이 진정성과 일치할 때 메시지는 배가된 힘을 가진다. 이때 이미지는 전략이 아니라 진심의 확장이며 유권자는 바로 그 ‘진짜’에 반응한다. 따라서 인상적인 외형에 어울리는 내면의 철학과 일관된 행동이 신뢰를 이끄는 핵심이 된다.

또한 그가 ‘정치권 외부인’이라는 점은 대중에게 신선함을 주지만 당내 조율력과 협업 능력은 리더십의 지속성을 결정짓는 변수다. 결국 일관된 메시지 전달과 진정성 있는 정책 비전, 조직 내 탄탄한 네트워크 구축이 향후 대선 정치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한 후보의 향방이 주목된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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