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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아이콘.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시작하기도 전에 ‘뜨거운 감자’가 된 서비스가 있습니다. 카카오가 지난달 새 버전 테스트를 개시한 카카오톡 광고메시지 ‘친구톡’입니다. 일반 시민들은 이름조차 낯설 이 서비스를 두고 문자메시지 사업자들과 카카오가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추가 동의 사라져 스팸 범람” vs “절차 완화일 뿐”

카카오톡은 이용자 사전동의가 없어도 정보성 메시지를 보내는 ‘알림톡’, 사전동의를 한 경우 광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친구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알림톡은 공공기관에서 보낸 메시지라든지, 병원 대기번호 안내처럼 공공적 성격을 가진 메시지입니다. 친구톡은 기업들이 각종 상품 안내나 혜택을 보낼 수 있는 광고 상품입니다.

일반적으로 특정 사이트에 가입할 때 ‘마케팅 수신 동의’를 묻도록 되어있고, 이에 동의해야 문자메시지, e메일, 카카오톡 등으로 광고성 정보를 보낼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의 친구톡 새 버전은 기존에 각 기업의 마케팅 수신 동의 이력이 있다면 추가 동의가 없더라도 광고 메시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문자중계 및 재판매사들이 참여하는 특수유형부가통신 메시징사업자협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용자가 기존 가입 과정에서 광고 수신 동의를 했다고 별도의 카카오톡 메시지 수신 동의 없이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게 되면, 스팸메시지가 범람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이용률이 99%에 달하는 카카오톡에서 광고메시지를 보내는 허들이 낮아지면 기업이나 쇼핑몰이 카카오톡을 이용해 광고메시지 등을 적극적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겁니다.

카카오톡은 굳이 할 필요가 없던 동의 절차를 없앤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문자나 e메일의 경우 마케팅 수신 동의를 하면 다시 동의를 받는 절차 없이 바로 광고성 메시지가 전송되죠.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 채널을 ‘친구 추가’해야만 광고성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도록 한 번 더 동의를 받았는데, 이제는 다른 마케팅 수단처럼 추가 동의를 받지 않도록 절차를 완화한 것뿐이라는 설명입니다.

카카오는 스팸메시지 발송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카카오 친구톡 메시지 사업자 인증 기준이 높기 때문에 스팸메시지 발송으로 논란이 됐던 영세 사업자들은 진입 자체가 어렵다는 겁니다. 카카오톡은 클릭 한 번이면 광고 수신을 거부할 수 있어 스팸 차단도 훨씬 수월합니다.

다만 카카오톡이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채널이다보니 광고메시지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는 어느 정도 타당해 보입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수신 동의 회원이 일정 규모 이상인 사업자만 친구톡을 발송할 수 있도록 기준을 높여 이용자들이 받는 광고메시지의 양이 과도하지 않도록 한다는 입장입니다.

카카오 비즈니스 상품 안내에 올라온 카카오 친구톡 소개 이미지.


문자메시지 vs 카카오톡

사실 친구톡의 허들이 낮아지면 기업 입장에선 광고 영역이 한층 넓어지고, 광고 정보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편의성도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장을 빼앗기게 되는 문자메시지 사업자들은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다양한 이미지와 기능을 담을 수 있다보니 광고주들이 몰릴 가능성이 크고, 중소사업자 위주의 문자 시장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죠. 참고로 문자메시지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문자메시지 인프라를 제공해 온 이동통신사들도 달갑진 않을 것 같습니다. 문자메시지는 요금제에 포함되어 무료로 제공되죠. 카카오톡에서 이미지를 활용한 광고메시지가 많아지면 데이터 이용량이 늘어날 텐데, 카카오가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지 그만큼 통신사에 이익이 되냐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문자라는 구 매체와 카카오톡이라는 신 매체의 갈등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전기통신사업법상 문자메시지 사업자에게는 불범 스팸을 관리할 의무가 부과되는데,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아직 관련 규제가 없습니다.

대신 카카오톡은 스팸메시지 자율 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의무가 없던 카카오는 친구추가라는 동의 장치가 하나 더 있던 것인데 그게 없어지니 문자 사업자들 입장에선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하지만 문자메시지의 경우 지난해 스팸 문자가 범람하면서 난리가 났었는데, 카카오톡에서 그런 문제는 없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창과 방패처럼 맞서는 양측의 주장에 저마다의 근거는 있어 보입니다.

승패는 소비자들이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카카오 친구톡의 이용자 도달률이 더 높다면 기업들이 문자 대신 카카오톡으로 향하게 될 테니까요. 광고메시지가 범람하면서 부정적인 이용자 경험이 확산하는 경우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업계에선 두 매체가 저마다의 영역에서 공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합니다. 과거 알림톡이 나왔을 때도 논란이 있었는데 현재는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정보 전달 채널로서 문자메시지도 여전히 남아있으니까요.

친구톡 서비스는 연내 출시될 전망입니다. 카카오는 “친구톡 업그레이드 상품은 톡채널 운영 정책을 준수하는 소수의 화이트리스트 파트너를 대상으로 제한해 운영 중”이라며 “정확한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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