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해외 주식]
한 익명의 기부자가 기증한 테슬라 차량이 파손된 채로 폐차 처리되기 직전의 모습. 이 차량은 런던에서 진행된 퍼포먼스의 일부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미국 정치 개입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단체 'Everyone Hates Elon(모두가 일론을 싫어해)'이 주최한 행사 중 하나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가 2025년 1분기 예상을 하회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9.2% 감소한 193억 달러, 영업이익은 65.9% 감소한 4억 달러로 컨센서스를 각 9.5%, 64.8% 하회했다. 매출총이익률은 16.3%로 전분기와 동일했는데 영업이익률은 2.1%로 전분기 6.2% 대비 큰 폭 낮아졌다.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비용이 26억 달러에서 27.5억 달러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 이미지 훼손으로 인한 주문 축소 가능성은 부인했다. 모델Y 주니퍼 생산 속도가 두 달 만에 기존 수준으로 복귀했고 1분기 중 전 세계 시승 횟수는 역대 최고 수준임을 근거로 들었다. 일론 머스크 CEO는 거시경제적 요인 이외의 수요 위축 시그널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좋은 차를 싸게 판매하는 것이 결국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임을 지속해서 강조했다.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점은 로보택시(사이버캡)와 저가형 모델 출시다. 회사는 구체적인 일정을 언급했을 뿐만 아니라 계획대로 실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이버캡은 6월부터 오스틴에서의 시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사이버캡 사업이 실적에 의미 있는 수준으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 수백만 대의 무인 자율주행 차량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 기여분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지만 회사는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AI가 자율주행을 담당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웨이모는 특정 도시에 대한 정밀 지도를 기반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지형이 달라지면 운행에 차질이 생긴다. 새로운 도시에서 영업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밀 지도가 필요하다. 테슬라는 수많은 주행 기록을 학습한 AI가 인간처럼 순간의 의사결정을 한다. 지속적인 수정이 필요한 정밀 지도 없이도 운행이 가능하며 규제가 없다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확장성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상 임계점을 돌파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가형 모델은 6월에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최근 언론에서 보도된 저가형 모델 생산 연기 소식을 부인한 셈이다. 초기에 계획했던 것보다 양산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지만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시점에서 회사가 주장한 대로 로보택시 사업이 순항할 수 있을지, 저가형 모델이 예정대로 출시돼 판매량을 제고할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여러 가지 이슈로 주가가 많이 하락한 만큼 6월까지는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1분기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머스크 CEO가 테슬라에 보다 집중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낸 점도 긍정적이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38% 빠졌다. S&P500을 9.7%p 하회할 뿐만 아니라 M7 기업 중 가장 부진하다. 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낮아진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로보택시와 저가형 모델이라는 변곡점이 다음 실적 발표 전에 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향후 일정 준수에 대한 자신을 드러냈다. 추가적인 하락을 예상하기보다는 당분간 주가 강세가 나타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한다. 테슬라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임해인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