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클라베’ 스틸컷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교황 선출을 다룬 영화 ‘콘클라베’(2024)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오늘날 가톨릭 교회가 직면한 문제를 정확하게 묘사했지만, 몇몇 장면은 사실과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이피(AP)통신은 26일(현지시각) 전문가의 말을 빌려 영화 ‘콘클라베’에서 실제와 맞거나 틀린 내용은 무엇인지 소개했다. ‘콘클라베’는 교황의 갑작스러운 선종 이후 전 세계 추기경이 모여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소재로 한 영화로, 지난 3월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각색상을 받았다.
시카고 디폴대학교의 윌리엄 캐버노 교수(카톨릭학)는 “영화는 많은 부분을 잘 표현했다. 바티칸의 미장센을 정확하게 재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며 “추기경들이 콘클라베 전 오가는 대화 장면에서 많은 갈등과 흥미로운 사건이 있다는 점을 잘 담아냈다”고 말했다.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들은 표결 전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데, 이는 현실을 반영한 장면이라는 설명이다.
에이피통신은 영화에 사실과 다른 “몇가지 심각한 오류”도 있다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빈센트 베니테즈 대주교가 ‘의중결정 추기경’(교황이 정치적 이유 등으로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임명한 추기경)임을 나타내는 문서를 들고 등장해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바티칸 전문가인 토머스 리스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오류는 의중결정 추기경이 콘클라베에 참여한 것”이라며 “교황이 추기경단 앞에서 이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으면 콘클라베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또 주인공인 토마스 로렌스 추기경단 단장이 샤누미 수녀가 고백한 이야기를 다른 추기경에게 언급하는 장면에 대해선 “자동으로 파문당할만한 대죄”, 트랑블레 추기경이 콘클라베에서 표를 매수한 것으로 밝혀지는 부분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영화 속 추기경들이 입는 옷은 진한 빨간색이지만 실제로는 주황색에 가깝다는 것, 영화에선 투표가 끝날 때마다 용지를 불태우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두 번의 투표 뒤 태우는 것 등을 소소한 오류로 꼽았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을 뽑는 콘클라베는 5월 초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