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등을 동원해 비판 언론에 대한 민원을 넣게 한 의혹을 받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류 위원장은 오늘 오후 5시 반쯤 일신상의 사유를 들며 방심위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류 위원장은 재작년 9월 방심위원장에 취임한 뒤 정부 비판 보도에 무더기 법정 제재를 내려 '표적 심의' 논란을 불렀습니다.
특히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특정 언론 보도에 대한 민원을 넣도록 사주하고, 이를 직접 심의해 중징계를 의결했다는 이른바 '민원 사주'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습니다.
류 위원장은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지만 최근 방심위의 한 간부가 '류 위원장이 동생의 민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국회에서 폭로하면서 거짓 해명 논란까지 불거졌고, 최근 국민권익위도 위법 가능성이 인정된다며 사건을 감사원에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표적 심의와 편파 심의를 통해 방심위를 '언론장악의 첨병'으로 전락시킨 류 위원장의 퇴진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며 "이번 퇴진은 방심위가 다시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