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에스케이(SK)텔레콤 대표이사가 25일 서울 중구 사옥에서 에스케이텔레콤 이용자 유심(USIM) 정보가 해커 공격으로 유출된 것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킹 공격으로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정보가 유출됐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에스케이(SK)텔레콤이 2300만명에 달하는 자사 가입자에게 유심 무상 교체를 실시하기로 했다.
유영상 에스케이텔레콤 대표이사(CEO)는 25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열린 고객 정보 보호조처 강화 설명회에서 “에스케이텔레콤을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에스케이텔레콤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분들을 대상으로 원하실 경우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체해드리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스케이텔레콤은 오는 28일(월요일) 오전 10시부터 가입자에게 유심 무료 교체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스케이텔레콤 이동통신 가입자(4월18일 24시 기준)는 전국 티월드(TWorld)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유심을 무료로 교체할 수 있다.
해킹 공격이 발생한 뒤(4월19일∼27일)에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가입자는 이미 납부한 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자사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이용자에게도 유심 무료 교체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가입자 전원에게 ‘유심보호서비스’ 무료가입도 문자로 순차적으로 안내 중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206만명이 신규 가입해, 현재 누적 가입자가 240만명이라고 밝혔다. 유영상 대표는 “디지털 취약 계층 고객에는 고객센터 상담사가 직접 가입 안내 전화를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날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유영상 대표는 “사고 원인에 대한 정부 조사가 이제 막 시작된 상황이다. 추후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를 비롯해 자세한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직접 추가조처 방안을 설명해 드리는 자리를 다시 갖겠다”고 밝혔다.
18일 밤 해킹 공격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음에도 20일 오후에 신고해 ‘24시간 이내 신고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종훈 에스케이텔레콤 인프라 전략본부장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고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시간이 지연됐지만, 고의로 시간을 지연할 생각은 없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했을때 최초로 악성코드를 발견한 시점인 4월18일 23시20분을 기재해서 신고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에스케이텔레콤은 악성코드로 인해 고객의 유심 관련 일부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한 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개인정보 침해 사고를 신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현재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