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5일 일본 도쿄 한 전광판에 엔-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관세 협상 책임자인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엔-달러 환율의 구체적 수준을 요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 미·일 관세 협상에서도 통화 문제가 제외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 첫 관세 협상에서 통화 정책을 포함해 ‘패키지 협상’에 나서기로 한 것과 대비된다.

24일(현지시각)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은 미국 워싱턴 디시(D.C)에서 베선트 장관과 50여분간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 쪽에서 엔·달러 환율 수준 목표나 관리에 필요한 틀 등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환율 문제에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그는 “환율 관련 데이터는 시장 안에서 결정되는 것이며 환율의 과도한 변동은 경제·금융 안정성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도 미국 정부와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가토 재무상은 다음달 1일로 예상되는 미·일 관세 2차 협상을 앞둔 데 대해 “현재 진행 중인 미·일 무역(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도 환율 문제는 지속적이고 긴밀하면서 건설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대미 무역 흑자를 문제삼으며 달러 대비 엔화 가치 약세가 미국산 제품 수출에 어려움을 준다는 입장을 잇따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가토 재무상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엔 약세-달러 강세가 문제라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환율 관련 미국 쪽 요구는 ‘전혀’ 없었다”는 대목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도 이날 가토 재무상과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환율의 구체적 목표를 일본 쪽에 요구할 의도가 전혀 없다”며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선진 7개국(G7) 합의를 일본이 준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만 밝혔다. 앞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첫 테이프를 끊은 미·일 관세 협상에서 현안이 될지 여부로 주목받았다. 일본 쪽 관세 협상 책임자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1차 협상 뒤 “환율은 거론되지 않았다”며 “환율은 펀더멘털을 반영해 결정되는 것으로 (일본 정부가) 시장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없는 만큼 특별히 언급할 내용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문제가 1차 협상 때 논의되지 않은 게 확인된 뒤에도 2차 협상 때 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일 관세 협상의 키를 잡은 베선트 장관이 환율 문제를 관세와 연결짓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은 일본과 달리 원-달러 환율 문제가 관세 협상의 한 축이 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시각 기준 24일 미국 워싱턴 디시(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한미 2+2 고위급 통상 협의’에서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7월 패키지’를 마련하자는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정책’ 등 4가지 분야가 핵심 협상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두 나라는 환율 정책과 관련해 각각 기재부와 재무부간 별도로 논의하고, 조만간 실무협의를 예정했다.

도쿄 워싱턴/홍석재 김원철 특파원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764 의료급여 정액에서 정률제로 전환…“저소득층 의료 문턱 높여” 비판 랭크뉴스 2025.04.25
48763 '이수만 런칭' 中걸그룹 A2O메이, 북미 라디오 인기곡 차트 진입 랭크뉴스 2025.04.25
48762 ‘민원 사주 의혹’ 류희림 방심위원장 “건강상 사유”로 사의 표명 랭크뉴스 2025.04.25
48761 한동훈 “장관 때 결정적 시점에 사형 집행 심각히 고려” 첫 공개 랭크뉴스 2025.04.25
48760 오픈채팅방서 장병 포섭해 군사기밀 빼돌린 중국인 구속기소 랭크뉴스 2025.04.25
48759 홍준표 "내가 대표였으면 계엄 없었다" 한동훈 "尹에 아부한 사람들 책임" 랭크뉴스 2025.04.25
48758 '민원사주’ 의혹 류희림 사직서 제출‥"방심위 정상화 첫걸음" 랭크뉴스 2025.04.25
48757 ‘관치 금리’가 차려준 잔칫상…4대 금융지주, 1분기 이자 이익만 10조 랭크뉴스 2025.04.25
48756 유영상 SKT 대표 "해킹 사고, 고객에 죄송‥유심 무료 교체" 랭크뉴스 2025.04.25
48755 [단독] “정치 안해요”→“좀 봅시다”…한덕수, 정대철과 대선 논의? 랭크뉴스 2025.04.25
48754 안철수·이준석, ‘이과생’ 이름으로 포옹을 세 번이나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25
48753 한덕수 결단 임박… 내주 대선 입장 밝힐 듯 랭크뉴스 2025.04.25
48752 한동훈·홍준표, ‘깐족이란 무엇인가’ 공방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25
48751 테마주 열풍에 빚투…코스닥 신용잔액 넉달새 11% 급증 랭크뉴스 2025.04.25
48750 고려은단 비타민 논란 이어져…요오드 함량 왜 계속 바뀌었나?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25
48749 계엄은 누구 책임인가?…“당대표가 깐족” “아부 때문에”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4.25
48748 검찰, "기밀 넘기면 돈준다" 현역군인 접근한 중국인 구속기소 랭크뉴스 2025.04.25
48747 文 "검찰 기소 부당, 정해진 방향으로 무조건 밀고 가" 작심 비판 랭크뉴스 2025.04.25
48746 민주 등 5당, 내란·김건희 특검법 재발의…“대선 뒤 6월 안 처리” 랭크뉴스 2025.04.25
48745 민주 "韓대행, 파렴치한 대권 행보…국민에 대한 모욕"(종합) 랭크뉴스 202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