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24일(현지시간) 열린 ‘한ㆍ미 2+2 통상 협의’ 결과를 워싱턴 DC 주미대사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재무부 청사에서 가진 ‘한ㆍ미 2+2 통상 협의’에서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되는 상호 호혜적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은 이날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이 부과한 상호 관세와 품목별 관세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우려를 전달하고 한국은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한국의 현 상황 등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차분하고 질서 있는 협의가 필요함을 미측에 설명했다”고 알렸다. 안 장관은 “지속 가능하고 균형감 있는 한ㆍ미 간 교역과 한국의 에너지 안보 제고,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한 양국의 상호 기여 방안 등을 제안하며 한국에 대한 상호 관세 및 품목별 관세 조치 면제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정부 대표단은 “이번 통상 협의는 한ㆍ미 양국 간 첫 번째 공식 협의로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양국은 앞으로 실무 회의와 추가적인 고위급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주미대사관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측은 미국의 주요 관심사인 무역ㆍ투자, 조선, 에너지 등과 관련한 우리의 협력 의지와 비전을 소개했다”며 “미국의 상호 관세와 품목 관세 부과가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음을 설명하고 한국에 부과된 관세에 대한 면제와 예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특히 “우리 경제에 부정적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 분야에 대해 중점 설명했다”고 전했다.
최 부총리는 향후 협의 범위 및 일정과 관련해선 “상호 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한 ‘7월 패키지’를 마련할 것과 양측 관심사인 ▶관세ㆍ비관세 조치 ▶경제 안보 ▶투자 협력 ▶통화(환율) 정책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해 나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산업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간 실무 협의를 개최하고, 내달 15일부터 양일간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고위급 협의를 추가로 가질 계획이다.
최 부총리는 환율 정책과 관련해서는 “우리 기재부와 미국 재무부 간 별도로 논의해 나가기로 양국이 합의했으며 조만간 실무 협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협의의 출발점인 2+2 회의를 통해 협의 과제를 좁히고 논의 일정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협의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고 평가된다”며 “이를 통해 서두르지 않으면서, 차분하고 질서있는 협의를 위한 양국 간 인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후 별도로 열린 산업부ㆍUSTR 간 협의는 2+2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상세한 협의를 가졌으며 양측은 복수의 작업반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한다. 안 장관은 “2+2 회담 이후 진행된 면담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 관세, 자동차ㆍ철강 등 일체의 관세 면제를 재차 요청했고 협의의 틀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있었다”며 “‘7월 패키지’ 합의를 목표로 향후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와 안 장관이 이끄는 한국 대표단은 이날 오전 미 재무부 청사에서 미국 스콧 베센트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2 통상 협의를 가졌다.
2+2 통상 협의 이후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 정상회담에 배석한 베센트 장관은 한국과의 통상 협의에 대해 “매우 성공적인 양자 회담을 가졌다”며 “생각보다 빠르게 진전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어 “우리는 빠르면 내주 양해에 관한 합의에 이르면서 이르면 내주 기술적인 조건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