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3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검찰이 24일 전 사위 서모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씨를 채용시켜 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문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살아 있는 모든 전직 대통령이 기소된 셈이다. 우리 헌정사의 비극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2018년 3월 이 전 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하는 대가로 서씨가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의 해외법인 격인 타이이스타젯 임원으로 취업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2018년 8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서씨가 받은 급여와 주거비, 태국 이주 비용 등을 포함한 2억1,700만 원을 문 전 대통령이 수수한 뇌물이라고 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이 서씨 취업을 계기로 딸 다혜씨에게 생활비를 지원할 필요가 없어져 경제적 이득을 봤다는 논리다. 2020년 4월 총선 출마에 앞서 이 전 의원의 신속한 면직이 이뤄진 배경에도 문 전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있다고 봤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 없이 기소했다. 지난 2월 소환조사를 통보했음에도 문 전 대통령이 불응하면서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 수사란 중대성을 감안하면 증거 확보와 실체 확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3년 5개월 전 시작된 수사를 질질 끌어오다 대선을 40일 앞두고 기소할 만큼 시급함을 요하는 사안도 아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의혹 조사에서 면죄부를 주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권 교체 시 기소가 힘들 가능성에 대한 정치적 고려를 감안하더라도 고위층 인사 사건 처리의 공정성에 대한 검찰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문 전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며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고 검찰권이 얼마나 남용되고 있는지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법정에서 법적 책임을 가리는 것과 별개로 드러난 사실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끼는 게 필요하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422 나이키는 죽 쑤는데…제니가 신던 '그 신발' 역대 최대 매출 '신기록' 랭크뉴스 2025.04.27
49421 환불 수수료 없으니…열차표 싹쓸이 얌체족, 이젠 돈 물린다 랭크뉴스 2025.04.27
49420 국힘 후보들 입 모아 “한덕수와 단일화”…2차 경선 투표 시작 랭크뉴스 2025.04.27
49419 김·안·홍 "이재명 이길 수 있다면 한덕수와 단일화" 랭크뉴스 2025.04.27
49418 축제서 성희롱해 고2 때 퇴학당한 학생…법원 “절차 하자로 취소” 랭크뉴스 2025.04.27
49417 '한덕수 대선 출마설'에 최상목 "정치적 불확실성 낮아지길" 랭크뉴스 2025.04.27
49416 영등포서 ‘로또 2등’ 10명 무더기 당첨…동일인 여부 주목 랭크뉴스 2025.04.27
49415 박효신 또 사기혐의 피소…소속사 밝힌 '삼각사기' 뭐길래 랭크뉴스 2025.04.27
49414 중부전선 GP서 기관총 1발 오발 사고…"北에 즉시 안내방송" 랭크뉴스 2025.04.27
49413 "어머니 마지막 선물"…유품 정리하다 나온 복권, 당첨금 무려 랭크뉴스 2025.04.27
49412 '이재명 사건' 속도 내는 대법…선고는 대선후보 등록 전? 5월22일? 랭크뉴스 2025.04.27
49411 교대 합격선, 내신 6등급·수능 4등급 중반대까지 하락 랭크뉴스 2025.04.27
49410 “치킨 30% 싸게!”···‘치’트키 무장한 ‘땡겨요’, 공룡 배달앱에 도전장 랭크뉴스 2025.04.27
49409 이륜차도 28일부터 안전검사 의무화... 2년마다 검사 받아야 랭크뉴스 2025.04.27
49408 혈중알코올농도 0.031% 면허정지 수준인데, 벌금형 선고유예? 랭크뉴스 2025.04.27
49407 '어대명' 수순?···민주 대선 본선 후보 오늘 결정 랭크뉴스 2025.04.27
49406 [크랩] ‘쌀값’ 폭등 일본, 진짜 얼마나 심각한지 현지 교민에게 들어봄 랭크뉴스 2025.04.27
49405 ‘AI 교과서로 배우는 영어’…초3 수업 직접 가 보니 랭크뉴스 2025.04.27
49404 4대 금융, 1분기 이자로 10조 벌었다..삼성전자 1.6배 랭크뉴스 2025.04.27
49403 이창용 “韓美 ‘7월 패키지’에 환율 포함, 나쁘지 않은 뉴스" 랭크뉴스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