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뒤 환송을 받으며 헌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후 개인 블로그에 "대통령과 국회 사이 갈등을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글을 남겼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전 권한대행은 11일 자신의 블로그 '착한사람들을 위한 법 이야기'에 박혁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이 쓴 저서 '헌법의 순간'에 대한 짤막한 책 소개글을 올렸다. 이 책은 1948년 6월 23일부터 7월 12일까지 20일간 초대 국회의원들이 헌법 초안을 상정해 심사하면서 벌어진 논쟁을 추적해 기록한 도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의 1월 추천도서로 선정된 책이기도 하다.

문 전 권한대행은 특히 책 내용 중 "유진오(헌법학자) 전문위원이 대통령제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은 독재의 위험성이 아니다. 그보다는 대통령과 국회 사이 갈등은 쉽게 생기는데 그 갈등을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점"이라는 문구를 발췌했다. 이를 놓고 4일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 내용을 연상시킨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헌재는 당시 결정문을 통해 12·3 불법계엄 전까지 벌어진 윤 전 대통령과 야당 간 대결 구도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헌재는 특히 군경을 동원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위헌·위법이라고 못 박으면서도, "국회는 정부와의 관계에서도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한국일보

위용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