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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일 성장과 통합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성장과 통합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싱크탱크(정책자문그룹)로 불리던 ‘성장과통합’이 내분에 휩싸였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선 “이 후보 정책 라인 간 알력 다툼”이란 분석도 나온다.

성장과통합의 이현웅 기획운영위원장은 24일 자신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성장과통합 기획운영위는 23일 오전 11시 참석자 전원의 합의로 해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출범 일주일여 만이다. 이 위원장은 해체 이유에 대해 “특정 후보의 싱크탱크로 타칭(他稱)되고, 성장과통합의 일부 인사들이 차기 정부 특정 자리에 이름이 거론되면서 사전 선거운동 시비와 민주당 선거대책본부 활동과 관련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성장과통합의 유종일·허민 공동대표는 보도자료가 나온 지 두 시간여 만에 입장문을 내고 “성장과통합 해체 관련 보도자료는 인지하지 못한 내용”이라며 “성장과통합의 발전적 해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최종 결의된 바 없고, 두 대표의 의사에 반해 보도자료를 낸 동기와 의도는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책 제언집을 완성한 후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 중”이라며 “정책 제언집을 특정 캠프에 전달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각 정당에 전달할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성장과통합의 내부 혼란을 이 후보 정책 라인의 주도권 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현웅 위원장은 다른 정책 라인과 가깝다고 알고 있다”며 “성장과통합이 이슈가 되다 보니 다른 정책 라인이 이 위원장을 통해 견제하는 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성장과통합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23일 기획운영위 회의에서 성장과통합 해체 이야기가 나왔지만 유·허 대표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해체 보도자료를 낸 것으로 유·허 대표는 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민주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성장과통합은 지난 16일 출범했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박사 출신의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가 대표로 이름을 올리며 화제가 됐다. 유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지난해 12월 전화해 ‘성장 전략 좀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혀 이 후보 경제 정책의 힘이 유 대표에게 실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성장과통합에 참여한 인사들이 차기 정부에서 주요 자리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더해졌다.

그 과정에서 이 후보의 다른 정책 라인의 견제가 심해졌다고 성장과통합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 후보 경선 캠프의 윤후덕 정책본부장은 지난 19일 유 대표 등 성장과통합 관계자 30여명을 만난 자리에서 “너무 앞서가지 말라”는 취지의 경고성 발언을 했다고 한다. 또 성장과통합에 참여한 위원들이 언론 인터뷰에서 자기 생각을 마치 이 후보 정책처럼 말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당내에서 성장과통합이 부담이 된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커졌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24일 “후보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설익은 정책공약 보도가 쏟아지는 것에 당 내외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고 정책위는 밝혔다. 진 의장은 보도 경위 등을 철저히 파악하고, 반복 시 징계 요구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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