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및 2차전지 분야 맞손
관세 및 캐즘 파고 함께 넘는다
관세 및 캐즘 파고 함께 넘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 참석해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는 모습. 현대차그룹은 인근 루이지애나에 제철소를 짓기로 결정했는데 포스코그룹도 이 공장에 투자를 결정했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파고를 넘기 위해 철강과 배터리 사업에서 동맹 관계를 구축한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을 통해 미국에 짓기로 한 8조원 규모의 제철소에 포스코가 공동 투자하는 한편 2차전지 소재 확보와 저탄소 철강 제품 개발에 양측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양사는 지난 4월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차 강남대로 사옥에서 한석원 현대자동차그룹 기획조정본부장(부사장)과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사장) 등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철강 및 2차전지 분야의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내 자동차·철강 업계 1위 기업인 현대차와 포스코가 손을 잡은 건 트럼프 정부의 25% 관세 부과에 따른 위기와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는 동시에 북미 시장에서 새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MOU를 통해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미래 모빌리티용 강재와 2차전지 소재의 공급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완성차 시장의 글로벌 톱3 메이커로서 맞춤형 고급소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양사 협력의 첫 결실로 포스코는 총 58억 달러(약 8조5000억원)를 투입하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건설에 지분 투자로 참여한다. 포스코는 공동 투자한 미 제철소를 통해 10여년간 보호무역 장벽으로 제한된 북미 철강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투자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자동차 강판에 특화해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는데 연간 270만 톤의 열연·냉연 강판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분 투자의 대가로 철강 생산 물량의 일부를 넘겨받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미국 생산 거점을 확보해 관세 폭탄을 피하고 현지에 강판을 판매해 이익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된다.
현대차는 포스코의 투자로 자금 부담을 줄여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다. 현대차는 투자금의 50%인 4조250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차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 내 100만 대 이상의 생산 체제를 갖춘 공장들에 필요한 고품질 강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게 된다.
국내 철강 업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두 그룹의 동맹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복합 위기 속에서 양사가 생존을 위해 ‘적과의 동침’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