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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우크라·유럽 외무장관 회담 연기, 실무급으로 격하
밴스 "美제안 안받으면 손뗄것"…영·프 "우크라 결정"


17일 파리에서 열린 미국, 유럽, 우크라이나 회담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런던·파리=연합뉴스) 김지연 송진원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토 양보를 포함한 미국 측 종전안에 반대하면서 23일(현지시간) 미국·우크라이나·유럽 3개국 외무장관 회담이 연기되고 실무급 회의로 격하됐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며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손을 뗄 수 있다고 거듭 압박했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우크라이나와 영국·프랑스·독일 외무장관들은 이날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 회의에 이어 이날 영국 런던에서 종전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루비오 장관과 위트코프 특사는 참석을 취소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특사인 키스 켈로그만 예정대로 참석했다.

루비오 장관의 영국행 취소는 프랑스와 독일 외무장관의 참석 취소로 이어졌고 회의는 실무급으로 대폭 축소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조속한 진전이 없으면 손을 뗄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미국의 압박이 강해진 가운데 나왔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는 데 얼마나 많은 진전이 있는지 의구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이중의 타격이라며 미국 협상단의 축소는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는 유럽의 노력에도 상징적 후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17일 파리 회의 이후로 미국이 러시아에 빼앗긴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보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제시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우크라이나는 이에 반대하는 상황이었다.

로이터 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측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인정,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철회,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배제 등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모두 우크라이나가 난색을 보여온 것들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전날인 22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점령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살인을 멈추려고 한다. 현 상황과 비슷한 수준에서 영토 경계선을 동결하려고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현재 소유한 영토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매우 분명한 제안을 했다"며 "이제 그들이 받아들일 때이며 그게 아니라면 미국은 손을 뗄 것"이라고 양측을 압박했다.

인도에서 취재진에 답하는 밴스 부통령
[AFP 연합뉴스]


이같은 발언에 우크라이나는 영토를 양보하는 방식의 평화협정 가능성을 일축했고, 유럽 주요국은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우크라이나가 정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를 거들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지만 항복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국민은 평화로 위장된 동결된 전쟁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고 썼다.

이날 런던에서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과 만난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은 러시아에 '조건 없는 휴전'을 촉구했다.

우메로프 장관은 영국 측과의 회담에 앞서 "완전하고 조건 없는 휴전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우크라이나가 초안을 작성한 유럽 측 협상안에 "완전하고 조건 없는 휴전까지" 영토 문제에 대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이후에 이번에 회담이 격하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유럽 대표로 참석하는 영국과 프랑스도 우크라이나 국민의 의지에 반하는 영토 양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결정하는 건 우크라이나"라며 "우리는 절대로 우크라이나에서 손 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대통령실도 AFP 통신에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유럽(통합)에 대한 열망은 유럽인에게 매우 중요한 요구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압박에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이 합의에 도달하려면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미국과 계속 접촉 중이라는 입장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계속 접촉하고 있지만 서로 입장차를 좁힐 필요가 있고 이야기해야 할 많은 '뉘앙스'가 있다"며 "이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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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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