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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항 부두에 현대차·기아의 수출용 차량이 선적을 위해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혀 예상치 못했던 터라 대응책을 짜는 중입니다.”

23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중국의 해양, 물류 및 조선 부문 지배력 강화에 대한 무역법 301조 관련 조치’를 받아든 한 해운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된 이 조치에는 비(非)미국산 자동차운반선에 대해 올해 10월 14일부터 미국 운항시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조항이 있다. USTR에 따르면 외국에서 만들어진 자동차 운반선은 1CEU(Car Equivalent Unit·선박의 차량 탑재 능력 단위)당 150달러(약 21만원)의 입항 수수료를 내야 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해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11일 발간한 ‘美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232조 관세 조치 주요 내용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국가별 자동차 수입액 비중 1위는 멕시코(22.9%), 2위는 일본(18.4%), 3위는 한국(17.2%)이었다. 멕시코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나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공장을 두고 완성차를 육상·해상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한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멀리 있는 일본과 한국에서는 자국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해상으로 운송할 수밖에 없다.

세계 자동차운반선 시장은 일본, 한국, 유럽 회사가 선두주자다. 일본의 NYK, K Line, MOL 같은 회사가 일본 완성차 수출을 맡고, 한국은 현대글로비스와 유코(EUKOR) 카캐리어스가 현대차·기아 해상 운송을 나눠 맡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가장 대표적인 크기인 6500CEU급자동차 운반선은 입항시마다 97만5000달러(13억9000억원)를 납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국·일본 업체들엔 자국 운반선이 대부분이라 ‘중국 견제’ 입항 수수료에 해당할 거란 예상을 못 했다가 ‘외국산’ 조항에 걸리면서 비상인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완성차 대미 수출 감소를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승용차 수출은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관세를 또 부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미국은 자동차에 품목 관세(25%)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말 현대차·기아와 운송 계약을 갱신하며 기존보다 계약 기간은 늘리되, 수출 물량은 줄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완성차 운송으로 4조3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27.5% 성장했지만,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외 고객사 비중을 늘리고, 반조립 부품(CKD) 수출 확대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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