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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추기경 “교황 기도에는 남과 북 모두 포함”
2014년 8월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전역에 도착해 유흥식 추기경과 함께 대합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최초 교황청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그분의 죽음에서 희망과 부활을 보았으며 우리 자신이 또 다른 부활의 모습으로 이웃과 사회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했다. 그는 교황이 생전 한국을 각별히 사랑했다고 강조했다.

유 추기경은 지난 22일(한국시각) ‘가톨릭평화신문’에 보낸 추모 메시지에서 이같이 밝혔다. 2021년 6월부터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을 맡고 있는 유 추기경은 현재 바티칸에 있다.

유 추기경은 교황의 선종 소식을 접하며 “슬픔과 고통, 외로움보다는 고요한 평화를 본다”며 “그분은 슬퍼하기보다 우리가 평화롭길 바라셨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말로만이 아니라 몸소 움직여 행동으로 조금 더 그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고자 했다”며 “생명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그 순간에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멈추지 않은 그분의 모습은, 그 자체로 이미 이 지상에서 부활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유 추기경은 “한국의 대전이라는 지방 교구의 교구장을 (교황은) 전 세계 성직자와 부제, 신학생을 담당하는 부서의 장관으로 임명했다”며 “사제의 쇄신 없이 교회의 쇄신을 기대할 수 없다는 교황님을 가까이 보좌하면서, 그분이 바라는 교회와 성직자의 모습을 깊이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늘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고 눈높이에 맞춰 함께 고민하고 길을 찾으셨던 교황님의 발자취를 본받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22일(현지시각) 바티칸 교황청에서 생전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교황의 선종 메시지를 전했다. 연합뉴스

유 추기경은 또 교황이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며 “대한민국의 분단 현실을 특별히 안타까워하시며 형제와 가족이 갈라진 이 크나큰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면 당신께서 직접 북에도 갈 의향이 있다고 했을 만큼 한국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황의 기도 가운데 한국에 관한 기도에는 남과 북이 모두 포함된 기도였음을 기억한다”고 했다.

유 추기경은 “영원의 삶을 보여주신 교황 프란치스코의 영원한 안식을 청하며, 한국의 교형자매 여러분, 동포 여러분도 같은 마음으로 애도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화해와 평화가 있는 곳에 하느님의 선이 있다고 믿으셨던 교황님의 다음 말씀이 오래 우리 안에 살아있길 함께 기도하자”며 생전 교황의 메시지를 덧붙였다.

“선을 행하는 일에 지치지 말아 주십시오.”

2014년 8월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전역에 도착해 유흥식 추기경과 함께 대합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유 추기경은 2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꼽은 차기 교황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 매체는 후임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를 앞두고 12명의 후보를 선정했는데, 유 추기경은 11번째로 거론됐다.

콘클라베는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를 뜻한다. 유 추기경은 다가오는 콘클라베에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콘클라베는 선종일로부터 15~20일 안에 열린다. 추기경단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각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를 거행하기로 결정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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