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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일방 통과시킨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한 감액 수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뉴스1
“제발 한 달만 더 미뤄달라. 대선까지만 끊지 말아달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예산을 삭감하며 올해 부서 경비가 ‘0원’이 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인사관리단) 직원들이 요즘 한국전력과 도시가스 회사에 전화해 이런 부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전기와 가스 요금이 3달 이상 체납되면 공급이 중지되는데, 그 시한을 6월 대선까지만 미뤄달라고 구걸하듯 말한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예산이 없으니 체납액이 쌓일 수밖에 없다”며 “검증 업무에 손을 놓을 수도 없어, 새 정부 출범 전까지 이런 식으로 단전 위기를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관리단은 윤석열 정부 출범 뒤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위해 법무부 내에 신설한 부서다. 하지만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예산 감액안을 단독 처리하며 인사관리단의 운영 경비 3억3000만원도 모두 날아갔다.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표 예산이라 콕 찍어 날려버린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올해부터 인사관리단은 경비 없이 운영되고 있다. 23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4월 청구분 기준 인사관리단의 전기요금 미납액은 약 185만원, 가스요금 미납액(1~3월 청구분 기분)은 127만원이다. 민주당의 예산 삭감으로 정부 부처가 315만원의 전기와 가스 요금을 미납하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질문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청소 용역은 지난해 기준으로 매월 181만원이 집행됐는데, 올해부턴 용역 계약 자체를 해지했다. 인사관리단은 임이자 의원실에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 “올해 예산 삭감으로 청소용역 계약을 해지하여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청소하고 있다”며 “화장실은 내부 화장실 폐쇄 후 외부 화장실을 이용 중”이라고 밝혔다. 인사관리단 사무실은 서울 삼청동 인근에 있어, 직원들은 삼청동 공원 화장실이나 인근 감사원 화장실을 빌려 쓰고 있다고 한다.

출장비도 없다 보니 인사 검증을 위한 외부 출장 횟수도 1분기 기준 작년 대비 35건에서 7건으로 대폭 줄었다. 이 역시 모두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농지법 위반 등 공직 후보자의 투기 의혹을 살펴보려면 현장을 가야 하는데, 그 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정부 추경안에 인사관리단 예산은 포함되지 못했다. 신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여야 간 이견이 적은 산불과 통상, 인공지능(AI) 예산 등만 들어갔다.

임이자 의원은 “민주당의 일방적 예산 삭감으로 정부 부처가 손발이 묶여 기본적인 업무조차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며 “그런 민주당이 민생을 위한 추경을 언급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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