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탄 ‘윤석열 손절’, 반탄 ‘지지층 결집’ 세몰이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 후보들이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ASSA 아트홀에서 열린 비전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에 진출한 4명 후보들이 나경원 후보 탈락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입장에서 아전인수식 ‘해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찬탄 안철수·한동훈 후보 측은 ‘윤석열 손절’, 반탄 김문수·홍준표 후보 측은 ‘지지층 결집’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나 후보 탈락을 세몰이 불씨로 활용하는 양상이다.
안 후보는 23일 페이스북에 “김문수·한동훈·홍준표 세 후보님께 진심으로 제안드린다”며 “우리 누구도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국민 앞에 솔직히, 진심으로 사과하자”고 적었다. 그러면서 “‘탄핵의 강’을 넘어야 비로소 ‘국민의 길’ ‘이기는 길’이 열린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와 1차 경선에서 4위 자리를 경쟁한 안 후보가 전날 나 후보를 꺾고 2차 경선에 진출하자 최우선 과제로 탄핵 사과를 거론한 것이다. 나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고, 탄핵 반대 의사를 밝히는 등 ‘윤심’ 후보로 평가돼왔다.
찬탄 한 후보 캠프의 신지호 특보단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나 후보 탈락은 개인의 실패를 넘어 시사하는 바가 꽤 크다”며 “‘노 극우, 굿바이 윤(석열)’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고 1차 경선에 반영된 민심 흐름을 평가했다.
신 단장은 “시간이 갈수록 찬탄 파이는 커지고 반탄 파이는 줄어들고 있다”며 안 후보 생존이 한 후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 후보가 (2차 경선에) 들어오면서 중도·무당층의 경선 관심도가 제고됐다”고 했다. 이러한 흐름이 김문수·홍준표 후보에 맞서 찬탄 대표 후보로 자리매김하려는 한 후보에게 쏠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탄 후보들 측은 반탄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 후보 캠프의 김재원 미디어총괄본부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 후보와) 비슷한 성향의 나 후보에게 응답하지 않고 김 후보에게 응답한 쏠림 현상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반탄파 중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지지층 심리가 작동했다는 말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다”며 “지금부터 그런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 캠프의 유상범 총괄상황본부장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나 후보는 지지층이 홍 후보, 김 후보와 대부분 겹친다”며 “홍 후보와 김 후보 쪽으로 표가 많이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찬탄 후보들은 향후 나 후보 지지층 흡수에 공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 본부장은 나 후보 탈락에 대해 거듭 아쉽다며 “(나 후보가) 일단 진정이 되면 제가 먼저 인사를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연대 가능성은 살아 있다고 이해해도 되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나 후보께서 판단할 몫”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