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의 크림반도 점령 인정 안 해…美, 자포리자 원전 공식 제안 없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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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오는 2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 참석차 방문하는 바티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의사를 전하며 "우리는 항상 미국 파트너들과의 회담에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바티칸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참석한다.
두 사람이 만나게 되면 지난 2월 28일 백악관에서 종전 협상안을 두고 처음 마주했다가 서로 고성만 주고받고 헤어진 후 약 두 달 만이다.
다만 미국 측에선 두 정상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언급이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현재까지 미국과 새로운 (군사) 지원에 대한 합의나 세부 사항을 논의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제공된 지원만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제 패트리엇 방공시스템 10기를 구매하겠다는 앞선 제안에 대한 답변도 아직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7일 파리에서 미국, 유럽 빅3(프랑스·영국·독일) 국가의 대표단과 만났을 때 미국 측이 휴전 조건으로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넘겨주고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인근 지역을 중립지대로 지정해 미국의 관할하에 두는 안 등을 제시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헌법에 위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지위에 대한 미국의 공식적인 제안이 없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원자력 발전소 복구를 위해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울러 "평화 협정 조건을 신속히 합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미국·유럽 대표단과의 회담에서 "완전 또는 부분적인 휴전 협상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양자 형식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선 "휴전 협정이 체결되면 우리는 어떤 형식으로라도 러시아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우선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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