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비운 청와대 다시 쓸 수 있나
연합뉴스
6·3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주요 주자들이 ‘대통령실 이전’을 공약하면서 청와대 복귀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도 ‘용산 불가론’의 대안이자 ‘세종 시대’를 여는 중간 기착지로 청와대를 꼽았다.
다만 청와대는 약 2년11개월간 일반에 개방돼 보안상 허점이 노출됐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도·감청 장치 설치 등 각국 정보기관의 정보전에 취약할 수 있어 현 상태로의 청와대 이전은 어렵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정밀점검 등을 통해 보안 문제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청와대는 2022년 5월 10일 이래로 본관, 관저, 상춘재, 녹지원, 춘추관 등이 개방돼 있다. 핵심 시설인 여민관, 경호처,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는 공개된 적이 없다. 완전 개방은 아니지만 지난달 기준 누적 관람객이 700만명을 넘어서면서 보안·안전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다. 3년간 방치돼 건물도 새로 보수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정보원 차장 출신인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22일 통화에서 “청와대는 윤석열정부 이전에도 일시 개방돼 하루 수백명이 다녀갔다”며 “혹시 모를 도·감청 우려는 공개·비공개 구역을 모두 다 점검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정보를 다뤘던 전직 군 관계자도 “탐지 설비로 도·감청 장치를 얼마든지 걷어낼 수 있다”며 “오히려 현 용산 대통령실은 인근 미군기지에 정보 수집이 가능한 부대가 있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제 도·감청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관련 기술을 가진 것만으로 좋은 위치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 역시 지난 18일 민주당 경선 TV토론에서 “보안 문제가 있지만 용산을 쓰면서 청와대를 신속 보수해 다시 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보안 문제 외에 투입될 예산 측면에서도 청와대가 경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의 한 인사는 “지하벙커 건설에 수조원이 투입됐기 때문에 청와대로 들어가는 게 더 효율적”이라며 “(벙커에서 활용될) 전산망 구축만 해도 큰 돈이 드는 만큼 기존 시스템을 잘 살려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설계도면이 이미 공개됐다는 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조가 노출된 만큼 예상하지 못한 보안 문제가 새롭게 돌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신축 또는 리모델링 등을 통해 빈틈을 보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대통령경호실 출신 김명영 대경대 교수는 “청와대는 북한의 대공 공격 등 위협에 수십년에 걸쳐 대비해온 곳”이라며 “국빈 접견 등 공식 행사는 기존 건물을 활용하더라도 대통령이 생활하는 데 있어선 소규모 건물을 새로 지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한 경선 캠프 관계자는 “국방부가 자리한 용산은 적의 제1 타격 지점이 될 수 있지만 청와대는 대공 방어 능력이 탁월한 지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