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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할 수 있겠습니까” 건강 보좌관한테 물어
교황 의지로 강행 후 “데려다줘 고맙다” 인사
침상서 손 흔들며 작별 인사 후 평온한 표정으로 임종 맞아
부활절인 지난 20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미사가 끝난 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 의전차량을 타고 군중들을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광장으로 데려다줘서 감사합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건강을 보살펴온 마시밀리아노 스트라페티 보좌관에게 이같은 말을 남겼다고 한다. 신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도록, 광장에 설 수 있게 해줘 고맙다는 취지였다.

교황청 매체 바티칸뉴스는 22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 전 스트라페티 보좌관에게 이러한 말을 남긴 후 잠들었다고 전했다. 스트라페티 보좌관은 교황의 건강 관리 결정 권한을 위임받은 의료 담당자로, 교황청 소속의 간호사였다가 ‘개인 건강 보좌관’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보좌하며 그의 건강을 챙겨온 인물이다. 2021년 교황이 결장 협착증 수술을 받을 때, 초기에 문제를 파악하고 수술을 권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트라페티 보좌관에 대해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라고 말했다.

스트라페티 보좌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병세가 악화했던 기간 내내 교황의 곁을 지켰다. 지난 2월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후 38일간, 또 교황의 거처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회복하는 동안에도 24시간 교황의 곁에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일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부활절 축복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온 세계에)’를 전한 후 스트라페티 보좌관에게 의견을 물었다. 교황은 몸 상태를 걱정하며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스트라페티는 교황의 결연한 의지를 꺾지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축복을 마친 뒤 교황 의전차량(포프모빌)을 타고 광장으로 다가갔고, 아이들의 손을 잡거나 이마를 만지며 축복을 전했다. 이는 그의 마지막 인사가 됐다.

이후 교황은 피곤하지만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스트라페티 보좌관에게 “광장으로 다시 데려다줘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 휴식을 취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오전 5시30분쯤 병세가 악화됐다.

한 시간쯤 뒤인 오전 6시30분, 교황은 침상에 누워 마지막으로 스트라페티 보좌관을 향해 손을 흔들어 작별 인사를 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바티칸뉴스는 전했다. 당시 곁을 지켰던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고통 없이 평온하게 잠들었다고 했다.

바티칸뉴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3월 즉위 당시부터 했던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 걸어가겠다’는 약속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켰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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