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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멜라니아와 함께 로마 갈 것”
“힘든 이 사랑했던 훌륭한 인물” 애도
가톨릭 신자 부인·유권자 의식 가능성
2017년 5월 24일 바티칸 사도궁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세 번째) 당시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왼쪽 두 번째) 여사, 장녀 이방카(맨 왼쪽). 근엄한 표정의 프란치스코(맨 오른쪽) 교황과 활짝 웃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조적이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1월 재집권 뒤 처음 찾는 외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이탈리아가 될 전망이다. 교황 생전엔 이민 문제에 대한 이견 탓에 앙숙처럼 지낸 사이였지만 사후까지 앙금을 남기지는 않았다.

멜라니아 생일과 겹치나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배우자) 멜라니아와 나는 로마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다. 우리는 거기에 있기를 고대한다!”고 썼다. 장례식이 열리는 26일은 멜라니아 여사의 55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교황 장례식 참석을 위한 이탈리아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중 첫 외국 방문이 된다. 당초 5월 사우디아라비아가 첫 방문 일정으로 유력했다.

교황 선종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예우를 갖췄다. 21일 일몰 때까지 연방 정부 시설에 있는 모든 미국 국기를 조기로 게양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이 무엇이냐’는 기자 질문에는 “그는 세상을 사랑하고 특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했던 아주 훌륭한 인물”이라고 대답했다.

이민 문제로 끊임없이 충돌



교황의 생전, 두 사람은 주로 이민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를 미국 내 범죄, 테러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국경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공약으로 두 차례 백악관에 입성했다. 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독교의 사랑이 이민자에 대한 자비를 요구한다고 믿었다.

미국 대선 선거전 기간이던 2016년 2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멕시코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다리를 만들지 않고 벽만 세우려 하는 사람은 그가 어디에 있든 기독교인이 아니다”라며 당시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트럼프의 국경 장벽 건설 공약을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종교 지도자가 어떤 사람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수치”라고 반박한 뒤 “이슬람국가(IS·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가 노리는 바티칸이 공격받게 되면 교황은 그제야 트럼프가 대통령이기를 바라고 기도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21일 미국 워싱턴 내셔널몰 워싱턴기념탑 주변 미 국기가 이날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애도하기 위해 조기로 게양돼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 1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식 직전에도 대량 추방 계획을 겨냥해 “가난하고 가련한 사람들이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계획이 현실이 되자 2월 미국 가톨릭 주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중대한 위기”라고 경고했다.

선종 전날 바티칸 거처에서 가톨릭 신자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잠시 만난 뒤에도 곧바로 보좌관을 통해 “취약계층, 소외계층, 이민자들을 향한 경멸이 얼마나 심각한지!”라는 메시지를 냈다.

두 문장 SNS 애도 메시지



두 사람은 딱 한 번 만났다. 2017년 집권 첫 해외 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이 5월 24일 바티칸 사도궁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약 30분간 면담했다. 활짝 웃는 트럼프 대통령과 근엄한 표정의 교황이 당시 기념사진에서 대비됐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스타를 만나 반한 것처럼 기자들에게 “그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교황과의 불편했던 관계를 드러내듯, 트럼프 대통령의 애도 메시지는 짧았다. 트루스소셜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로운 안식을 빈다! 그와 그를 사랑한 모든 이들을 신이 축복하기를 기원한다”라고 두 문장을 적었다.

그런데도 장례식 참석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우자와 가톨릭 유권자를 의식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정적이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에도 민주당 상징색인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참석한 바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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