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 예비후보 인터뷰
“경선 운동장 기울기, 거의 수직… 국민 보기 부끄럽다”
“李, 트럼프와 통화 생각 안 해 본 것… 나는 세 번 만나봤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김동연 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에 차려진 '유쾌한 캠프'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에 참여하고 있는 김동연 후보가 “경선 TV토론은 사실상 한번 뿐이고, 경선 룰도 불공정하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가 거의 ‘수직’에 가깝다. 국민들 보기에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김 후보는 22일 서울 여의도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8일 진행된 TV토론에서 비전과 정책을 두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어야 했다”며 “하지만 평이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설계였다. 치열한 토론이 벌어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일과 20일에 발표된 충청권·영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누적 5.27%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이재명 후보는 누적 89.5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 후보는 “여러 후보가 나온 경선에서 한 명의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90%를 득표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결코 건강한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이 후보와 함께 ‘정치교체 공동선언’에 합의했지만, 대선 패배 이후 이 후보가 정치개혁 법안을 추진하지 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도 드러냈다. 인터뷰에 배석한 참모가 표현 수위를 두고 우려를 나타내자, 김 후보는 “유감 표명은 내가 하고 싶은 얘기”라며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것은 신뢰의 문제다. 대단히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단지 정권 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표를 얻기 위해 ‘표퓰리즘’적으로 경제를 언급하는 후보와 실제 10년 가까이 대한민국 나라 살림살이를 맡아 본 저와의 차이를 국민들께서 알아주시리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어떻게 봤나.
“당원들이 하신 결정이기 때문에 담담히 수용한다. 그렇지만 보다 건강하고 유능하고 더 큰 민주당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 같은 경선판으로는 안 된다. 여러 후보가 나온 경선에서 어느 한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90%를 득표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압도적 정권 교체에도 경고를 줄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도 대통령 당선 되실 때 당내 경선에서는 70%대를 얻으셨다. 그런데 한 후보가 권리당원 투표에서 90%대의 표를 얻는 정당이라면 과연 민주주의가 있는 당인지, 상식과 합리성이 있는 당인지 의구심을 품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구대명’은 결코 건강한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호남과 수도권 경선을 앞두고 있다. 어떤 부분에 집중할 생각인가.
“‘지금 민주당 대선판, 이대로 가도 되겠습니까. 호남이 선택하면 판이 바뀝니다. 판을 바꾸십시오’라고 호소할 생각이다. 수도권에서도 동일한 메시지에다가 비전과 정책으로 호소하려고 한다. 충청·영남권에서 투표에 참여한 권리당원과 대의원 규모가 약 21만명 정도로 알고 있다. 그리고 호남과 수도권 권리당원과 대의원은 90만명이 넘는다. 야구로 얘기하면 이제 2회 지났다. 야구에서는 8회에 역전을 하는 경우도 많아 ‘약속의 8회’라고들 얘기한다. 8회에 뒤집을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18일의 1차 TV토론을 평가한다면.
“보다 치열한 토론이 안 이뤄진 것이 아쉽다. 토론 룰도 가장 평이하게 갈 수밖에 없도록 한 설계였다. 주도권 토론 시간이 6분으로 제한됐다. 다시 재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후보들 간에 인신공격이나 네거티브는 안 하는 게 맞는다. 하지만 비전과 정책을 두고는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어야 했다. 그런데 정해진 룰과 시간에 의하면 어떤 논쟁도 그냥 슬쩍 피해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점이 유감스럽다. 또 토론회도 사실상 한 번밖에 안 한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 지나고 나서 하는 두 번째 토론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민주당 일반 국민 여론조사는 21~27일 중 이틀간 진행되며 2차 TV토론회는 25일로 예정돼 있다.)

-경선 룰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경선 룰에 대해서는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다. 제일 큰 것은 민주당이 유지해왔던 국민경선제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는 점이다. 국민경선제로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고, 이재명 후보도 지난 대선에서 후보가 됐다. 그것을 바꾼 것에 대한 유감 표시를 다시 안 할 수가 없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가 거의 ‘수직’에 가깝다. 그런데도 참여하겠다고 담대하게 얘기 했지만, 문제는 국민들 보시기에 부끄럽다는 점이다.”

-이 후보에게 정치개혁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에서 ‘정치 교체를 위한 공동선언문합의’에 서명했다. 대통령 임기 단축과 개헌, 정치개혁 법안 추진 등이 담겼다. 대통령이 안 됐어도 정치개혁 법안을 낼 수 있는 것 아닌가. 당대표면 개헌도 추진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게 어떻게 조건부 합의라는 건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자신의 상황이 바뀌었다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건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대통령이 안 됐다고 안 지킬 약속인가. 그 약속을 지키려는 어떠한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 이 부분을 조금 더 집요하게 따지고 싶었는데, 토론 규정상 그러질 못했다. 유감 표명에 그쳤다.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 문제도 일단 용산으로 갔다가 청와대로 간다고 했다. 임기 중에는 세종시 이전을 안 하겠다는 얘기 아닌가. 국민들은 다 안다. 신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TV토론에서 이 후보에게 ‘트럼프와 통화하면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무엇을 하겠는가.
“이 후보가 제대로 답을 못했다(이 후보는 ‘즉흥적으로 할 얘기가 아니다. 신중하게 준비할 얘기’라고 답했다).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본 것이다. 통화하게 된다면 바로 만나자고 할 것이다. 만나서는 ‘상호 이익의 동맹’에 대한 얘기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경제 10대국, 국방력 5대 강국으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대한민국의 전략적 위치와 가치에 대해 알게 해야 한다. 또 이 후보 언급처럼 ‘패키지딜’이 아니라 ‘살라미 작전’으로 나가야 한다. 회담에는 상당한 순발력이 필요하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세 번이나 만나봤다.”

-왜 김동연이어야 하는가.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과거로 갈 것이냐 미래로 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선거다. 또 이번 선거는 김대중 대통령 당시 수평적 정권 교체와 함께 IMF 경제 위기를 극복한 여건과도 비슷하다. 정권 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제살리기가 화두다. 그렇다면 말로만, 공약으로만 표를 얻기 위해 ‘표퓰리즘’적으로 경제를 언급하는 후보와 저와의 차이점을 국민들께서 알아주시리라고 믿는다. 저는 대한민국 경제 운영을 책임졌었다. 대한민국의 나라 살림살이를 10년 가까이 했다. 또 1997년 IMF 경제위기, 2008년 국제 금융위기,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경제 위기까지 ‘3전 3승’을 했다.”

-핵심 지지 기반은 어디로 보나.
“저의 지지 기반은 특정 지역이나 특정 그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는 계파도 조직도 없다.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당당하게 김동연답게 가겠다고 했다. 당당하게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하겠다. 저는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조직과 계파가 없기 때문에 그 고른 지지가 제대로 나타나지 못했다고 본다.”

-다른 두 후보와 정책적으로 가장 다른 점은.
“AI(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아 AI에 대한 대대적 투자를 얘기하지 않는 후보가 없다. 두 후보께서도 100조원 투자를 공약하셨고, 저 또한 AI 스타트업 장기투자펀드 100조원 조성을 공약했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증세를 적극적으로 공약하는 후보가 없다. 주변에서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증세 언급을 말린다. 하지만 설령 득표에 불리하더라도 정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지도자다운 자세다. 현재 후보들이 감세 경쟁을 벌이는 건 포퓰리즘으로 보는 게 맞다. 대한민국 경제를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건 옳지 않다. 지난해 60조원에 가까운 세수가 펑크 났다. 감세로 망한 나라가 감세로 일으켜 세워지지 않는다. 증세가 필요하다는 용기를 내야 한다. 책임 있는 후보는 증세를 말해야 한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277 [단독] SKT, 통신서버 '심장'이 뚫렸다…중앙서버 HSS 해킹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76 美, ‘동남아 우회수출’ 中태양광제품에 최대 3521% 관세폭탄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75 [속보] 교황 장례 미사 26일 오전 10시 거행… 대성당 운구는 23일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74 "김수현 명예 지킬 것…더는 묵과할 수 없다" 뭉친 팬들, 무슨 일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73 보수 유튜버 고성국, 생방송 중 돌연 혼절…"병원서 검사 중"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72 대선 43일 남기고 ‘검찰 감찰수장’ 모집공고 낸 법무부···‘알박기’ 시동?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71 대권주자 중 의협 처음 찾은 홍준표 “의대생 2000명 증원은 무리”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70 명동성당 ‘조문’ 빗속 긴 줄…“갈등의 시대, 교황님 행동 따르면 평화 올 것”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69 남양주 아파트 주차장 옹벽 붕괴…차량 6대 파손 날벼락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68 [속보]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26일 거행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67 '온몸 멍' 11살 아들 때려 숨지게 한 아빠…징역 10년 구형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66 [단독] 봉천동 방화 용의자 1차 부검 결과…“화재로 인한 사망 추정”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65 남양주 아파트 옹벽 붕괴…차량 ‘와르르’ 주민 긴급대피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64 '사의 표명' 김성훈 경호차장, 업무 손뗐다…안경호 직무대행 체제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63 검찰, '명태균 의혹' 전광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소환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62 홍준표, 의협 만나 의정갈등 논의 "의료계 충돌로 정부 무너져"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61 "존경합니다" 한덕수도 찾았다…15년째 아이들 배불린 '뚠뚠이 삼촌'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60 쓰레기 쌓인 무인가게, 손님 돌발 행동에 사장들 눈물 [영상]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59 도둑 잡으랬더니... 경찰관이 술집서 핸드폰 훔쳤다가 입건 new 랭크뉴스 2025.04.22
47258 일본 쌀값 폭등에 한국 쌀 2톤 완판… “10톤 더 보낸다” 랭크뉴스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