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특별담화문 발표
부활절 연합예배 대회장인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20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열린 ‘2025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윤웅 기자
한국교회 72개 교단이 참여한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준비위원회·대회장 이영훈 목사)가 부활절을 맞아 “부활 신앙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한국교회를 다짐한다”는 내용의 특별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에서 준비위는 극우-극좌 정치세력으로부터 중립을 지키는 교회가 되자는 다짐을 하면서 이를 하나님의 명령으로 규정했다. 준비위는 이번 담화문이 1200만 성도를 대표해 발표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담화문은 20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배포됐다. 준비위원회는 별도 문서 형식으로 순서지에 포함시켰다. ‘부활절은 거룩한 결단의 날’이라고 원칙을 밝힌 담화에서는 “최근 일부 극단적 정치 행위에 교회가 연루되고 있다는 사회의 비판과 우려는 국민의 신뢰와 교회의 선교를 위한 토대를 뒤흔드는 심각한 경고”라면서 “이 점에 대해 모든 그리스도인이 심각하게 반성하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수 1:7)을 벗어나 한편으로 치우친 극단의 극우-극좌 비성경적 정치 행위를 멀리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준비위는 “한국교회는 전통적으로 개인의 정치적 결정과 권리를 존중하지만 교회를 특정 정치의 도구로 삼으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해 왔다”면서 “이를 통해 교회의 거룩성과 시민의 주권을 함께 보존해 왔고 어떤 정치 세력도 교회의 이름을 빌려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일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이어진 정치적 격랑 속에서 몇몇 시위를 목회자들이 주도하면서 빚어진 사회적 논란에 대한 분명한 선 긋기로 풀이된다. 교회가 정치의 도구가 돼선 안 된다는 다짐인 셈이다.
준비위는 부활절을 계기로 그리스도 및 성경 중심·사랑 실천의 복음주의적 전통 회복, 사회적 약자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기기, 극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망국적 편 가르기 종식,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힘쓰기, 세계교회 앞에 다시 영적 부흥과 세계선교의 횃불을 높이 들자고 촉구했다.
한편 준비위는 담화에 “역사를 뒤돌아보면 때때로 교회가 권력지향주의와 물질만능주의의 세속적 가치관을 따름으로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통렬히 반성하며 참회한다”면서 “이러한 우리의 부끄러움은 ‘부활 신앙’으로 상징되는 ‘길과 진리요 생명’ 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신앙이 세상의 욕심과 이념에 편승한 불신앙에서 비롯됐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