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실질 계약 성과 집계조차 안 돼…'일회성 이벤트'라는 지적도
대회 몸집 불리려다 부스 판매 기대 수준 미달…적자 대회 의심
대회 몸집 불리려다 부스 판매 기대 수준 미달…적자 대회 의심
빈서 '한국상품박람회' 개막
(빈[오스트리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오스트리아 빈 소재 오스트리아센터 빈에서 세계한인무역협회가 개최한 '한국상품박람회' 개막식에서 내외빈들이 부스를 방문해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2024.10.29 [email protected]
(빈[오스트리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오스트리아 빈 소재 오스트리아센터 빈에서 세계한인무역협회가 개최한 '한국상품박람회' 개막식에서 내외빈들이 부스를 방문해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2024.10.29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성도현 기자 =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지난해 10월 28∼3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행사의 성과를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비판을 받는다.
월드옥타는 '세계한인경제인대회 & 한국상품박람회'에서 4억7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을 했고, 1억7천898만 달러의 계약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수출 상담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건수와 금액은 대회 종료 5개월이 지나도록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월드옥타 사무국 관계자는 22일 "실질 계약성과는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지금은 집계가 이뤄지는 단계"라고 말했다.
매년 4월과 10월 열리는 '세계대표자대회' 및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작년에는 수출상담회까지 겸해 '한국상품박람회'로 바뀌었다.
하지만 월드옥타는 국내 기업과 해외 바이어의 수출 상담이나 업무협약(MOU)이 실질 계약으로 이어진 현황을 여태껏 한 번도 발표하지 않았다.
사무국 관계자는 "수출 상담 후 샘플 주문, 현지 시장 도입을 위한 각종 인허가, 소비자 반응 테스트 등을 거쳐 주문이 이뤄지므로 해당 기간이 몇 개월에서 1∼2년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과 해외 바이어의 참가 숫자가 늘었지만, 이벤트성 행사로 대회를 운영한 나머지 실질 수출 성과는 미미해 공개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월드옥타 회원들은 국가나 도시별 지회에 가입된 데다 협회의 다양한 경제 통상위원회에 소속돼 수출 상담 성과를 알려달라는 공지만 받아도 실적 집계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무국의 해명은 군색해 보인다.
월드옥타는 빈 대회에 참가한 국내 중소기업의 실질 수출 규모와 상담자 반응, 계약 무산 원인, 우수 기업, 해외 판로 확장 여부 등에 대한 정보도 일절 알리지 않았다.
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음에도 주먹구구식 운영 탓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의심된다.
빈에서는 통상 20억 안팎인 예산이 56억∼60억원으로 급증했다. 기업전시 부스 사용료 28억원에 참가비 12억원, 봄 대회 이월 5억원이 들어갔고 나머지 금액은 사무국 사업예산과 지방자치단체 및 중소기업중앙회와 기업 등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대회 경비의 급증은 물가가 높았던 데다 오·만찬에 15억원 이상 쓰고 컨벤션 시설을 허술하게 사용해 과도한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월드옥타 회원 및 회원 가족의 호텔 예약 인원을 1천500여명으로 잡았다가 참가자가 예상치보다 훨씬 적어 수천만 원의 위약금을 물었다는 후문도 나온다.
실제 인원은 850명으로 추산돼 호텔 예약자 숫자를 줄이자는 의견이 제시됐으나 역대 최대 행사로 포장하려는 듯 대회 집행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월드옥타 사무국 관계자는 "노쇼(no-show·예약 부도)가 있었으나 호텔 측과 원만하게 합의해 위약금을 물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확한 노쇼 인원과 위약금 추계 액수가 얼마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수출상담회 기업 부스는 400개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376개만 개설돼 1억6천800만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박종범 회장의 회사인 영산그룹에서 약 2억3천만원을 지원함으로써 적자를 가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무국은 적자와 무관하게 새롭게 추진한 아트페어와 성악가 조수미 씨 협연의 체코브루노필하모닉 공연 등을 유치하는 비용 등을 박 회장이 후원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경제단체 행사와 무관하게 문화행사를 무리하게 벌이다 보니 적자가 났다는 비난을 피하려고 박 회장이 사비를 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오스트리아센터 빈에서 열린 '한국 청년 아트페어'
(빈[오스트리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세계한인무역협회는 28∼30일 오스트리아 소재 오스트리아센터 빈에서 '한국 청년 아트페어'를 열어 화가 24명의 작품 132점을 선보이고 있다. 2024.10.29 [email protected]
(빈[오스트리아]=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세계한인무역협회는 28∼30일 오스트리아 소재 오스트리아센터 빈에서 '한국 청년 아트페어'를 열어 화가 24명의 작품 132점을 선보이고 있다. 2024.10.29 [email protected]
월드옥타의 한 지회장은 "모국 중소기업의 수출을 돕는 일도 중요하지만 회원 간 교류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끈끈한 연대를 형성해야 하는데 집행부가 불필요한 행사를 늘리다 보니 적자가 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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