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탄 주자 사이서도 탄핵 인식 차
홍 "키높이 왜 신나" 한 "유치하다"
나 "체제 전쟁해야" 안 "역대급 자폭"
MBTI, ENTJ 많고… I·P는 없어
홍 "키높이 왜 신나" 한 "유치하다"
나 "체제 전쟁해야" 안 "역대급 자폭"
MBTI, ENTJ 많고… I·P는 없어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후보들이 시작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나경원·홍준표·한동훈 후보. 국회 사진기자단
한동훈 = "홍준표 후보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한 것 아니냐?"
홍준표 = "자진하야하란 말이다. 더 이상 통치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드린 것이다."
20일 열린 국민의힘 1차 경선 2차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등에 대한 주자들의 미묘한 인식 차이가 도드라졌다. 한동훈 전 대표는 "비상계엄에 반대하지만, 탄핵할 정도는 아닌 경미한 과오라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있지만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그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계엄으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가 없었다. 대통령한테 자진하야의 기회를 주자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반탄 주자인 나경원 의원은 "왜 경선하는 데 윤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냐, 한 후보가 내란몰이 탄핵 선동을 하는 바람에 이 지경이 됐다"고 비판했고, 이철우 경북지사 또한 "탄핵 소추를 안 하면 헌법재판을 안 받아도 된다. 왜 경솔하게 탄핵에 들어갔느냐"고 따져 물었다.
전날 1차 토론회에서는 '찬탄' 안철수 의원이 '반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헌법재판소의 '8대 0' 판결을 받아들이는 게 보수의 가치에 순응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정에 대한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 의원은 "중도 확장을 얘기할 게 아니라 체제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4등 경쟁 중인 안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마치 1980년대 '군사정권 민정당 시대'로 돌아간 듯한 발언이 쏟아졌다. 심지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던 분들이 비상계엄까지 옹호하고 나섰다"며 "그야말로 '역대급 자폭 토론'이었다"고 비판했다.
洪 "키도 큰데 왜 키높이 구두 신나" 韓 "유치하다"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후보인 나경원-한동훈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홍준표 후보. 국회 사진기자단
이날 주자들 간 감정 싸움도 치열했다. 홍 전 시장은 한 전 대표에게 "키도 큰데 뭐하러 키높이 구두를 신나. 생머리냐, 보정속옷을 입느냐는 질문도 있는데 이건 유치해서 안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유치하다"고 맞받았다. 한 전 대표는 홍 전 시장에게 "12월3일 계엄이 터졌을 때 제 입장이었다면 계엄을 막았을 거냐, 대통령이 잘 한다고 했을 거냐"고 물었다. 이에 홍 전 시장은 "난 대구시장으로 있었다. 가정을 전제로 물어볼 건 없다"고 말하며 답변을 피했다.
한 전 대표와 지난 전당대회 이후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된 나 의원은 "한 후보는 그동안 좋은 자리를 많이 맡았는데, 대선 후보가 되려는 걸 그만두고 헌신하면 어떠냐"며 "이번에 헌신하면 굉장히 큰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불출마를 종용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이 상황에서 제가 꼭 필요한 위치에 있다"며 거부의 뜻을 밝혔다.
상대 주자를 자신보다 아래에 두며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홍 전 시장은 진행자가 '공약인 미래전략원 부총리로 생각하는 인물이 있느냐'고 묻자 "나경원"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에 나 의원은 "대통령을 하려고 나왔다"며 불쾌감을 피력했다. 전날에도 김 전 장관이 "AI(인공지능)는 잘 모르시죠"라고 물어본 안 의원을 향해 "국가 AI위원장을 꼭 맡아달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주자들의 MBTI는 ENTJ(대담한 통솔자형)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장관, 안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한동훈 전 대표 등 4명은 자신이 이 유형에 속한다고 답했다. 여성 후보인 나 의원과 양향자 전 의원은 ENFJ(정의로운 지도자형), 홍 전 시장은 ESTJ(엄격한 관리자형), 이 지사는 ESFJ(따뜻한 관리자형)라고 밝혔다. 스스로 내향적(I)이거나, 즉흥적(P)이라고 밝힌 주자는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