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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홍준표·한동훈·유정복 4명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경선 캠프
김대중·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도
대하빌딩에 대선 캠프 마련해 당선
"국회·당사와 가까운 거리도 매력"
국민의힘 6·3 대선 경선 후보 유정복(왼쪽부터) 인천시장,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선거 캠프가 있는 서울 여의도동 대하빌딩. 삽화=신동준 기자


"허허, 이 건물이 왜 대선 명당인지는 모르겠네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에 있는 대하빌딩 입구에서 만난 건물 관리인 장모(78)씨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왜 보수 진영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여의도의 수많은 건물 중에서 이 빌딩에 선거 사무실을 차린 것 같나요"라고 기자가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었다.

정치 중심지 서여의도의 한복판에 위치한 대하빌딩에는 현재 국민의힘 대선주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유정복 인천시장의 경선 캠프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이 빌딩의 관리 업무를 맡은 지 10년이 됐다는 장씨는 "대선 기간만 되면 급증하는 방문객을 안내하느라 잠시 앉아서 쉴 틈도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16일 서울 여의도동 대하빌딩에 입주한 국민의힘 대선주자 선거 사무실로 한 배송 기사가 화환을 운반하고 있다. 장재진 기자


이날은 국민의힘 경선 후보자 등록 마감(15일) 다음 날로,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가 시작된 시점이기도 했다. 지상 12층 규모인 빌딩 내 승강기 3대는 장씨만큼이나 분주했다. 하루 종일 만원 승객을 실어 날랐다. 대부분 선거 캠프가 있는 4층(홍준표)이나 6층(김문수·유정복), 9층(한동훈)을 방문하는 사람들이었다. 각 층 복도는 선거 캠프 관계자들과 방문객들로 문전성시였다. 전국 각지에서 도착한 축하 화환들도 쉴 새 없이 설치되고 있었다.

빌딩 소유주도 정치권과 깊은 인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열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1985년에 지어져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하빌딩은 '큰 강(大河)'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망(大望)'을 꿈꾸는 잠룡들의 둥지였다. 일단 이 빌딩에 선거캠프를 차려서 당선된 대통령이 3명이나 된다. 김대중(1997년)·박근혜(2012년)·윤석열(2022년) 전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다.

지금이야 보수 진영 대선주자들의 베이스캠프로 주목받고 있지만, 과거에는 진보 측 인사들도 대하빌딩을 찾았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정동영·이해찬·김두관 후보가 대표적인 사례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도 그해 대선 캠프를 대하빌딩에 마련했다.

대하빌딩을 거쳐 간 서울시장도 있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민주당 조순 후보의 선거 캠프가 이 빌딩에 있었다. 3년 뒤 치러진 2회 지방선거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현 민주당) 소속 고건 후보가 같은 곳에 선거 사무실을 차린 뒤 서울시장실로 직행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6·3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빌딩 소유주도 정치권과 인연이 깊다. 기업인 출신 김영도 전 평화민주당(현 민주당) 의원이 대하빌딩의 주인이었다. 198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민당을 창당할 당시 김 전 의원이 본인 빌딩을 당사로 제공하면서 정치권과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3월 김 전 의원의 별세 이후 대하빌딩의 현 소유주는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정치권 '핫플레이스'인 대하빌딩은 임대료가 만만치 않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하빌딩의 경우 2년 계약을 기준으로 평당(3.3㎡) 보증금은 43만 원, 월 임대료와 관리비는 각각 4만3,000원, 2만6,000원 수준으로 책정되는 편이다. 예컨대 지난달 기준 4층(임대면적 1,031㎡)과 6층(991㎡)의 사무실 월 임대료는 1,300만 원대였다.

다만 단기로 임대차 계약이 이뤄지는 선거 사무실 특성상 실제 월 임대료는 통상적인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건물주 입장에서는 단기 임대 이후 공실 우려가 있는 데다 임차인으로서 정치인은 요구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라며 "건물에 선거 캠프가 들어오는 일이 마냥 선호할 일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주자들 한곳에 모이면 시너지 효과"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선거 캠프가 집중적으로 마련된 서울 여의도동 대하빌딩 전경. 장재진 기자


'대선 명당'이라는 상징성뿐만 아니라 대하빌딩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이 빌딩은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도보로 10분 내 거리에 있다. 특히 국민의힘 당사와의 직선거리는 채 100m조차 안 된다. 선거 기간 왕래가 잦은 국회, 당사와 접근성이 좋다는 점은 큰 매력 요소다. 한동훈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여의도에 선거 사무실이 들어갈 정도의 면적을 임차할 수 있는 빌딩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여의도에는 구축 빌딩이 많아 기계식 주차시설을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대하빌딩의 경우 지하 3층까지 주차 공간이 있어 차량 방문객이 선호하는 편이라고 한다.

같은 당 대선주자들이 한곳에서 선거를 준비하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은 경선 단계라 국민의힘 후보들이 서로 경쟁하는 상황이지만, 최종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탈락한 다른 후보들과 선거 연대를 해야 한다"며 "이때 각 후보들 간 캠프가 서로 가까우면 통합된 선거 조직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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