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하는 아내가 수심이 가득 찬 얼굴로 귀가했습니다. 직장 상사가 별것 아닌 일로 아내를 비난했다며 “팀장이 평소에도 걸핏하면 짜증을 내서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합니다. 상사 뒷담화를 하는 아내에게 남편은 어떻게 반응해 주면 좋을까요?
① “당신이 잘못한 게 있으니까, 팀장님도 짜증을 낸 거 아닐까? 뒷담화하면 당신만 피곤해져. 그냥 잊어버려.”
② “당신이 너무 속상했겠네. 별것 아닌 일로 우리 여보를 힘들게 하다니, 정말 나쁜 사람이네.”
언뜻 보면 ①이 더 논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①을 말했다가 부부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세요. 아내가 괴로워하는 상황에서 더 필요한 것은 바로 ② ‘공감과 옥시토신의 리액션’입니다.
최근 『옥시토신 이야기』(피톤치드)를 펴낸 연세대 전용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상대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뒷담화를 같이 하면, 옥시토신이 분비되면서 건강해진다”고 설명합니다. 성관계나 스킨십을 할 때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흔히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데요. 전 교수는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호르몬’이자 ‘다른 사람을 더욱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드는 호르몬’이라고 정의합니다. 여기에 암·당뇨·비만·우울증까지 든든하게 막아 주는 역할도 하는데요.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섹스를 해야만 옥시토신이 나올까?
옥시토신 없으면 눈치가 없어진다
암과 당뇨를 막는 옥시토신
암환자 부부가 춤추면 생기는 일
‘옥시토신 디너’ 어때요?
섹스를 해야만 옥시토신 나올까?
옥시토신 생성의 기본 원리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입니다. 혼자서 맛있는 것을 먹거나 운동해도 나오지만, 타인과 함께했을 때 더 많이 나옵니다. 옥시토신은 뇌하수체(뇌의 가운데 위치한 내분비샘) 후엽에서 분비되는데요. 특히 스킨십을 할 때 많이 나와서 외국에서는 ‘허그 테라피’라는 게 있을 정도예요. 서로 안고만 있어도 혈압이 내려가고 옥시토신 수치가 올라가거든요. 그런데 꼭 신체 접촉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까운 사람과 여행을 가거나 같이 밥을 먹고, 직장 상사 뒷담화만 함께 해도 옥시토신 수치가 올라요.
2017년 학술지 ‘정신신경내분비학’에 관련 연구가 있는데요. 실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서로 다른 대화 주제를 던져줬어요. A그룹은 서로 칭찬하고 응원하게 했고, B그룹은 뒷담화를 하게 했어요. 결과가 어땠을까요?
두 그룹 모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감소했는데요. 뒷담화를 시켰던 B그룹은 옥시토신도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 뒷담화는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구분하게 해줍니다. 단결력과 유대감을 쌓는 중요한 의식이기도 해요.
사회성이 결여될 수 있어요. 사회성을 위해 선행되는 게 상대방을 인식하는 거잖아요. 그 능력이 떨어집니다. 실제로 실험쥐에 옥시토신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했더니 항상 만나던 친구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해요(2001, ‘뉴로사이언스저널’ 연구). 일종의 안면인식 장애가 생긴 거죠. 반대로 인간에게 옥시토신을 코로 흡입하게 했더니, 한 번 본 사람을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2009, 같은 학술지).
사회생활은 눈치가 중요하잖아요. 눈치는 타인을 잘 인식하는 일인데요. 옥시토신이 부족하면 인식 능력이 부족해 눈치 없게 보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말할 때 누군가 하품을 하거나 계속 시계를 보면 이제 말을 끝내라는 의미잖아요. 옥시토신이 부족하면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얘기할 수 있어요. 회식 때 부장님은 알아서 중간에 빠져야 하잖아요. 3, 4차를 따라가면 눈치가 없는 거거든요(웃음). 그 사람이 나쁜 게 아니고, 호르몬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옥시토신이 부족하면 부정적 감정을 자주 느낄 수 있어요. 대수롭지 않은 일도 ‘왜 나만 갖고 그래?’ 부정적으로 해석해서 사회적 관계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계속)
옥시토신은 신체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방어기전으로 코르티솔(콩팥의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분비량이 증가하고, 장기간 많은 양이 나오면 혈당과 혈압 상승으로 면역계가 약해져 노화와 질병을 촉진하는데요. 바로 옥시토신이 코르티솔 분비를 억제해 스트레스를 풀어줍니다.
“신체 접촉을 해라” 암·당뇨·비만도 막는 옥시토신 수치를 높이는 방법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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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당신이 잘못한 게 있으니까, 팀장님도 짜증을 낸 거 아닐까? 뒷담화하면 당신만 피곤해져. 그냥 잊어버려.”
② “당신이 너무 속상했겠네. 별것 아닌 일로 우리 여보를 힘들게 하다니, 정말 나쁜 사람이네.”
언뜻 보면 ①이 더 논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①을 말했다가 부부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세요. 아내가 괴로워하는 상황에서 더 필요한 것은 바로 ② ‘공감과 옥시토신의 리액션’입니다.
최근 『옥시토신 이야기』(피톤치드)를 펴낸 연세대 전용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상대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뒷담화를 같이 하면, 옥시토신이 분비되면서 건강해진다”고 설명합니다. 성관계나 스킨십을 할 때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흔히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데요. 전 교수는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호르몬’이자 ‘다른 사람을 더욱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드는 호르몬’이라고 정의합니다. 여기에 암·당뇨·비만·우울증까지 든든하게 막아 주는 역할도 하는데요.
'옥시토신 전도사'인 전용관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를 지난 6일 만났다. 전 교수는 120편이 넘는 관련 논문을 공부해 『옥시토신 이야기』를 펴냈다. 장진영 기자
미국 하버드대 등에서 운동의학을 공부했고, 현재 연세대 암당뇨운동의학센터장을 맡고 있는 전 교수는 4년 전 “옥시토신 수치가 높을수록 장수할 수 있다”는 한 연구 자료에 감명을 받고 이 호르몬을 깊이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전 교수는 “지금 한국 사회는 옥시토신이 매우 부족한 사회”로 진단하며 “의외로 쉽고 간편한 실천을 통해 옥시토신이 충만한 삶을 꾸릴 수 있다”고 강조하는데요.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섹스를 해야만 옥시토신이 나올까?
옥시토신 없으면 눈치가 없어진다
암과 당뇨를 막는 옥시토신
암환자 부부가 춤추면 생기는 일
‘옥시토신 디너’ 어때요?
섹스를 해야만 옥시토신 나올까?
Q : 옥시토신은 ‘사랑의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옥시토신 생성의 기본 원리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입니다. 혼자서 맛있는 것을 먹거나 운동해도 나오지만, 타인과 함께했을 때 더 많이 나옵니다. 옥시토신은 뇌하수체(뇌의 가운데 위치한 내분비샘) 후엽에서 분비되는데요. 특히 스킨십을 할 때 많이 나와서 외국에서는 ‘허그 테라피’라는 게 있을 정도예요. 서로 안고만 있어도 혈압이 내려가고 옥시토신 수치가 올라가거든요. 그런데 꼭 신체 접촉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까운 사람과 여행을 가거나 같이 밥을 먹고, 직장 상사 뒷담화만 함께 해도 옥시토신 수치가 올라요.
Q : 다른 사람을 욕하는데, 몸에서 좋은 호르몬이 나온다고요?
2017년 학술지 ‘정신신경내분비학’에 관련 연구가 있는데요. 실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서로 다른 대화 주제를 던져줬어요. A그룹은 서로 칭찬하고 응원하게 했고, B그룹은 뒷담화를 하게 했어요. 결과가 어땠을까요?
두 그룹 모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감소했는데요. 뒷담화를 시켰던 B그룹은 옥시토신도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 뒷담화는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구분하게 해줍니다. 단결력과 유대감을 쌓는 중요한 의식이기도 해요.
Q : 그럼 타인과 상호작용을 하지 못해 옥시토신이 부족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사회성이 결여될 수 있어요. 사회성을 위해 선행되는 게 상대방을 인식하는 거잖아요. 그 능력이 떨어집니다. 실제로 실험쥐에 옥시토신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했더니 항상 만나던 친구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해요(2001, ‘뉴로사이언스저널’ 연구). 일종의 안면인식 장애가 생긴 거죠. 반대로 인간에게 옥시토신을 코로 흡입하게 했더니, 한 번 본 사람을 더 잘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2009, 같은 학술지).
Q : 사회생활에 영향을 주는군요?
사회생활은 눈치가 중요하잖아요. 눈치는 타인을 잘 인식하는 일인데요. 옥시토신이 부족하면 인식 능력이 부족해 눈치 없게 보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말할 때 누군가 하품을 하거나 계속 시계를 보면 이제 말을 끝내라는 의미잖아요. 옥시토신이 부족하면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얘기할 수 있어요. 회식 때 부장님은 알아서 중간에 빠져야 하잖아요. 3, 4차를 따라가면 눈치가 없는 거거든요(웃음). 그 사람이 나쁜 게 아니고, 호르몬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옥시토신이 부족하면 부정적 감정을 자주 느낄 수 있어요. 대수롭지 않은 일도 ‘왜 나만 갖고 그래?’ 부정적으로 해석해서 사회적 관계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계속)
옥시토신은 신체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방어기전으로 코르티솔(콩팥의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분비량이 증가하고, 장기간 많은 양이 나오면 혈당과 혈압 상승으로 면역계가 약해져 노화와 질병을 촉진하는데요. 바로 옥시토신이 코르티솔 분비를 억제해 스트레스를 풀어줍니다.
“신체 접촉을 해라” 암·당뇨·비만도 막는 옥시토신 수치를 높이는 방법이 이어집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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