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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귀여움 소비' 열풍
"이왕이면 귀여운 걸 산다"
문구 등 '귀여움 소비' 매출↑
"사회 갈등에 위안받는 소비"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벤타리오: 2025 문구 페어'에서 참관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귀여운 걸 보기만 해도 심리적 충족감이 들어요."

지난 2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인벤타리오: 2025 문구 페어'에서 하얀 곰 인형이 끝에 달린 볼펜을 구매한 직장인 오보미(26)씨의 얘기다. 그는 평소에도 가방에 인형 키링을 다는 등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생활용품을 즐겨 사용한다. 오씨는 "사용하는 물건이 볼 때마다 귀여움이 느껴지니까 기분이 좋아져서 그런 물건을 자주 사게 된다"고 했다.

'귀여움' 소비가 유행이다.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생활소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기업들의 귀여움 소비 마케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한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 화풍도 귀여움에 열광하는 현상의 한 단면이다.

2월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일러스트레이션페어 서울에서 방문객이 키링 등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포켓몬빵, 푸바오 잇는 '귀여움' 소비

에버랜드에서 출시된 자이언트판다 푸바오와 관련한 다이어링, 키링, 스티커 등 기획상품. 뉴스1


귀여움 소비가 급부상한 건 5년여 전부터. 만화 포켓몬 캐릭터가 그려진 포켓몬빵이나 신발에 붙이는 액세서리인 지비츠 참, 귀여운 인형이 달린 키링 등이 2020년쯤부터 유행했다.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2020년 태어난 자이언트판다 '푸바오' 신드롬도 있었다. 인형과 생활소품, 책 등 푸바오 관련 기획 상품들이 줄줄이 출시됐고, 완판됐다. 푸바오 영상도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귀여운 문구류도 잘 팔리고 있다. 펜이나 메모지, 스티커 등을 일부러 모으거나 개인 취향에 맞춰 구매한다. 대학생 허유진(22)씨는 "키티나 산리오 등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를 노트북 등 자주 쓰는 소품에 붙인다"며 "사용할 때마다 만족감이 크다"고 했다. 캐릭터 상품을 자주 구매하는 직장인 김채연(29)씨는 "이왕 살 거면 귀여운 걸 산다"며 "취향에 맞는 귀여운 제품을 볼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온라인 편집숍 29CM에 따르면 올해 1~3월 문구 카테고리 거래액은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3배 증가했다. 29CM 측은 "주요 구매층인 25~39세 여성들 사이에서 문구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바뀌기 시작했다"며 "사무용품으로 문구를 구매하는 게 아니라 개인 취향에 맞는 제품을 산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서울 성수동의 문구 편집숍 포인트오브뷰와 함께 지난 2~6일 연 문구 페어에는 5일간 2만5,000여 명이 다녀갔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2월 13일 SPC삼립의 포켓몬빵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사회 갈등에 '귀엽고 무해한' 소비 추구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 허유진씨 제공


불경기도 '귀여움 소비' 열풍을 부추긴다. 기업들은 포켓몬, 산리오 등 유명 캐릭터들과 컬래버레이션(협업)한 제품을 출시해 제품 개발 비용을 줄인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트렌드 코리아' 2025 공저자)은 "경제가 안 좋으면 소비자들이 비싼 것을 사기보다 저렴한데 큰 만족감을 주는 '귀엽고 무해한 것'의 소비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4, 5년 사이 기업들이 캐릭터 기획 상품을 끊임없이 내놓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회 갈등의 증가로 귀여움을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연구위원은 "2020년 팬데믹 때 한국 사회에 고립감이 커지면서 무해한 귀여운 것들로 심적 위안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세대나 젠더 등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는 것도 '귀여움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는 "과거보다 풍부한 문화를 누린 지금의 청년들은 아이스러운 모습을 많이 갖고 있다"며 "어린 시절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인형이나 문구, 장난감 등으로 위안을 받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벤타리오: 2025 문구 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문구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귀여워서 삽니다'의 저자 강승혜씨는 책을 통해 "귀여움이란 감정은 인간이 공동체를 유지하며 함께 살아가게 해주는 힘이 있다"며 "도파민이 터지는 쾌락적 즐거움에 열광하는 시대에 한편으로는 귀여움이 각광받는 건 마치 안정된 삶의 균형을 이뤄야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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