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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연합뉴스

[서울경제]

반려견 증가와 함께 개 물림 사고가 빈발하면서 안전 관리와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소방청의 환자 이송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7년간 개에 물린 환자가 병원으로 구급 이송된 건수는 총 1만5692건으로 집계됐다. 한 해 평균 2200여건의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하고 하루 평균 6~7건 일어난 셈이다. 대형견에 입마개를 채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방법은 없는 걸까?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할 경우 견주는 반려견에 대한 관리 감독 의무에 따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개가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을 물 경우 견주는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시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문제는 입마개 대상이 맹견에게만 적용된다는 데 있다. 현행법상 맹견은 5종(도사견, 핏불테리어, 아메리칸스태퍼드셔테리어, 스태퍼드셔불테리어, 로트와일러)에 한정된다. 이를 제외한 반려견이 사람을 물 때는 피해의 정도에 따라 견주에게 과실치상 또는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다. 동물보호법 혐의가 아닌 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형량을 받는 데 그친다. 현행법상 과실치상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과 구류 또는 과료, 과실치사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더욱이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돼도 피해자와 합의를 통해 형사처벌을 면하거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개 물림 사고가 맹견이 아닌 일반견에 의해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며 주의가 요구되는 가운데 최근 울프독(늑대개)을 포함한 대형견 세 마리에 입마개를 채우지 않고 대형 쇼핑몰을 활보한 여성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업계에 따르면 견주 A씨는 최근 자신의 개인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랜만에 빵 사러 왔다"며 반려견 세 마리와 함께 유명 쇼핑 복합시설을 찾은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쇼핑몰은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한 곳으로 내부에는 반려견들이 목줄 없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펫 파크도 있다. 당시 그는 양손에 목줄을 쥐고 입마개 하지 않은 대형견 세 마리와 쇼핑몰을 구경했다. 개를 본 한 시민이 "늑대 아니냐?"고 깜짝 놀라자, A 씨가 "울프독이다"라고 설명해 주기도 했다. 해당 영상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했고 누리꾼들은 입마개를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 쇼핑몰에는 아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손님도 많이 찾아온다며 혹시 모를 개 물림 사고를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A 씨는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긴급상황 시 통제 가능하다며 "내 힘으로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목줄을 착용하고 있다. 일반 목줄이나 하네스는 개들이 힘쓰거나 날뛰면 남녀를 떠나서 감당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마개 관련해서는 "법적 맹견 아니면 입마개는 필수가 아니다. 공격성 있으면 크기, 견공 무관하게 해야 하는 거 맞다"라면서도 "하지만 개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면 대체로 이 쇼핑몰에 안 온다. 국내 대표 반려견 동반 쇼핑몰이라 같이 쇼핑할 수 있고, 개 운동장도 있고 개 유모자 대여도 해주는 펫 친화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캠핑장에서 키우던 대형견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개물림 사고를 초래한 견주이자 캠핑장 운영자가 벌금형을 받은 사례가 있었다. 캠핑장을 운영하며 대형견을 사육하던 여성 B씨는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고 입마개도 하지 않은 대형견의 목줄을 길게 늘어뜨려 개가 손님인 11세 여아에게 달려들어 입술 부위를 물어 다치게 한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B씨는 ‘개의 장난감을 건드리지 말라, 가까이 가지 말라’고 주의를 줬음에도 피해자가 개에게 다가갔다가 물려 사고 발생을 예상할 수 없었기에 주의 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손님들이 개에게 물리지 않도록 안전한 환경에서 사육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으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태이고, 사고 당시 주의를 줬다고 하나 제지 등 충분하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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